5명의 자녀를 둔 어머니가 자녀들을 공평하게 사랑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답은 각각 서로 다르게 사랑해주는 것 입니다. 예컨대 공평하게 사랑하겠다는 마음으로 다섯 명 모두에게 점심식사로 칼국수를 준다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칼국수를 좋아하는 자녀는 어머니의 사랑을 듬뿍 느끼겠지만, 칼국수를 싫어하는 자녀는 그 반대의 감정을 느끼게 될 것입니다. 따라서 공평하게 사랑하기 위해서는 자녀 하나하나에게 맞는 방법으로 각기 다르게 사랑해줘야 합니다.
오늘 예수님께서는 누군가를 치유하십니다. 예수님은 하느님이시고 불가능이 없으시기 때문에 말씀만으로도 모든 이들을 치유하실 수 있으십니다. 하지만 오늘 복음이 소개하는 예수님의 모습은 조금 다릅니다. 귀먹고 말더듬는 이를 치유하기 위해 간단한 방법이 아닌, 무언가 복잡하고 번거로운 방법을 사용하십니다. 왜 그러셨을까요? 귀먹고 말더듬는 이는 예수님의 어떤 말씀도 들을 수 없는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그에게 맞는 언어를 사용하십니다. 말씀 대신, 두 귀와 혀에 손을 대십니다. 이를 통해서 귀먹고 말더듬는 이는 지금 예수님께서 자신에게 무언가를 하고 계시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이후 “에파타!”라는 외침과 함께 이 모든 것이 자신을 치유시키기 위한 예수님의 행동이었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사랑하는 교우 여러분,
우리는 때로 하느님이 나를 버리셨다는 느낌을 받을 때가 있습니다. 특히 내 이웃은 저렇게 행복한데 나에게는 늘 불행만이 따를 때 더욱더 그런 생각을 가지게 됩니다. 하지만 꼭 기억하십시오. 하느님께서는 나에게 꼭 맞는 방법으로 나를 치유하고 사랑하신다는 것을 말입니다. 지금 내가 겪고 있는 불행은 나만을 위한 방법으로 나를 치유하고 계신 과정이라는 것을 말입니다. 그리고 이 치유과정이 끝나고 나면 “에파타!”라는 외침과 함께 나에게 기적과 같은 행복이 주어지리라는 것을 말입니다.
이번 한 주간, 나만을 위한 주님의 특별한 은총 속에서 행복하고 기쁜 나날 되시기 바랍니다.
용성본당 주임 이재근 레오 신부
2018년 9월 9일 연중 제23주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