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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심을 다해

 

유대인들은 집 대문에 ‘메주사(Mezusa)’라는 통을 달아 놓습니다. 거기에는 성경 말씀을 적은 양피지가 들어 있습니다. 유대인들은 집을 오갈 때 ‘메주사’를 만지며 말씀을 암송한다고 합니다. 신명기 6장의 말씀인 “네 모든 것을 다하여 하느님을 사랑해야 한다.”라는 사랑의 계명입니다. 이 말씀을 입으로만 되풀이 하지 않고 삶으로 살아갈 수 있다면 정말 놀라운 삶을 살아가게 될 것입니다.

 

인디언 속담 중에 “같은 말을 2만 번 되풀이하면 그것은 현실이 된다.”는 말이 있습니다. 진짜 말만 2만 번 한다고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나는 건 아닐 겁니다. 그럴 정도로 무엇을 위해 최선을 다해 살아간다면 원하는 바를 분명 이룰 수 있다는 뜻이겠지요. 우리에게 주어진 하느님의 계명도 그러합니다. 수없이 되풀이하고 새겨야 할 말씀이지만 동시에 삶으로 최선을 다해 살아야하는 계명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우리가 ‘계명’을 지킬 때 꼭 필요한 것이 바로 ‘진심’입니다. 이 ‘진심’은 두 가지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첫째는 ‘거짓 없는 참된 마음’을 뜻하는 참 ‘진(眞)’에 마음 ‘심(心)’인 ‘진심(眞心)’이고, 둘째로는 ‘마음을 다함’이라는 뜻을 지닌 다할 ‘진(盡)’에 마음 ‘심(心)’인 ‘진심(盡心)’입니다. 거짓 없는 진짜 참된 마음으로, 그리고 진짜 온 마음을 다해 주님과 함께 살아가기 위해 ‘계명’을 지켜가는 것입니다. 그리고 하느님을 더 사랑하고픈 간절한 마음으로 ‘계명’을 지켜가는 것입니다. 단 한 번 성호경을 그을 때조차 그렇게 ‘진심’을 담으려고 해야 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사람의 규정을 지키려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의 계명을 실천하려고 여기 모인 그리스도인입니다. 우리가 ‘진심’으로 계명을 지켜 나갈 때 우리는 “신앙은 그것을 지키는 사람을 지켜줍니다.”라는 ‘마더 데레사’의 말씀처럼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계명을 지키는 삶을 통해 주님께서 내 안에 계시고, 내가 주님 안에 있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어떤 이는 우리에게 주어진 계명들을 합리화합니다. 그렇게 하느님의 계명을 스스로에게 타협해버립니다. 또 어떤 이는 마음은 잃고 형식만을 지키며 살아가기도 합니다. 그들에게 하느님의 계명은 살아 있는 생명의 말씀이 되지 못하고 무거운 짐이 되어 버릴 뿐입니다.


오늘 다시금 하느님의 계명이 여러분에게 무거운 짐이거나 단순한 형식이 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계명보다 다른 것들이 우리 신앙 앞에 놓이지 않기를 바랍니다. 그래서 여러분이 진심을 다해 하느님의 계명을 살아가며 가슴 뛰는 삶을 살아가는 그리스도인이 되기를 바랍니다.

 

대구대교구 5대리구 이주사목담당 박원빈 가롤로 신부

2018년 9월 2일 연중 제22주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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