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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충 보면

 

예수님께서는 언제나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계십니다. 많은 사람들이 예수님의 말씀과 가르침을 듣기 위해 모여왔고, 또 그분을 뵙기 위해 사람들을 밀쳐대며 다가왔습니다. 당대 최고의 슈퍼스타였던 것이지요. 하지만 고향에서의 분위기는 참 많이 다릅니다.


오늘 복음 속에서 예수님께서는 고향에 있는 회당에서 사람들을 가르치셨는데, 사람들은 예수님의 말씀과 가르침을 받아들일 수가 없었습니다. 아니 오히려 못마땅하게 여겼다고 합니다. 예수님을 아주 모르는 사람들보다, 그분과 함께 산 고향사람들이 예수님의 말씀을 더 잘 받아들일 법도 한데 그렇지가 않습니다.


“예언자는 어디에서나 존경받지만 고향과 친척과 집안에서만은 존경받지 못한다.”(마르 6,4) 도대체 왜 이런 것일까요? 그것은 아마도 예수님을 알고 있기는 하지만 대충 알고 있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예수님을 아주 몰랐던 사람들은 그분을 편견 없이 바라보며 그 말씀과 행적에 집중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예수님을 대충 알고 있었던 사람들은 그분의 말씀과 행적보다는 ‘저 사람은 누구의 아들이고, 누구의 형제다. 어디서 저 모든 것을 얻었지?’ 라는 부분에 집중하게 됩니다. 그래서 예수님을 아주 몰랐던 사람들은 결국 예수님을 진정 ‘하느님의 아들 그리스도’라고 고백할 수 있었지만, 고향에 있던 사람들은 예수님의 진정한 이름을 알아차리지도 고백할 수도 없었습니다. 자신의 생각과 기억 때문에 눈이 가려져서 예수님의 진정한 존재를 알아보지 못하는 것이지요.
 

형제자매 여러분!
가끔 우리는 대충 신앙생활을 하고 대충 살아가는 우리들의 모습을 보곤 합니다. 그것은 아마도 예수님을 대충 알고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예수님을 대충 안다는 것은 그분의 참된 사랑을 느끼지 못해 그분을 뵙고 그 기쁨으로 살아간다는 것이 어렵다는 것을 의미하겠지요. 세상의 편견과 자신의 욕심 때문에 나의 눈이 가려져서 아름다운 하느님의 사랑과 행적을 미처 놓치며 살아가는 것은 얼마나 슬픈 일인지요?


우리는 매 순간 예수님을 마치 처음 뵙는 분처럼 순수하고 부드러운 눈길로 유심히 찾아뵈어야 합니다. 그러할 때에 우리는 예수님께서 주시는 진정한 사랑과 가치와 그 기쁨을 알아뵐 수 있을 것 입니다.

 

일심재활원장 류주화 시몬 신부

2018년 7월 8일 연중 제14주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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