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신앙교육의 요람이 될 무학연수원 증축 공사를 착공한지 벌써 1년이 넘었습니다. 청소년들이 맘껏 뛰놀며 하느님을 알아갈 수 있는 센터를 건립하는 건설 현장에서 청소년 신앙 교육에 대한 정리가 되지 않는 여러 생각들을 하고는 합니다.
이전 임지인 대학에서 맡고 있던 교목 활동의 특성상 타 종교 특히, 개신교회의 학생들을 만날 일들이 종종 있었습니다. 교목실에 자주 찾아온 개신교회의 대학생들은 일상적인 대화를 하면서도 은총이라던가, 은혜받았다는 표현들을 자주 쓰곤 했습니다.
참된 신앙을 가지고 있는지는 의문이지만 적어도 그렇게 확신의 표현을 하게 만드는 그들의 신앙교육이 부럽다는 생각을 하며 늘 자문했습니다.
‘혹시 우리 신앙교육에 문제가 있는 것인가?’
대학의 소임을 마치고 청소년 신앙교육의 한 축을 맡고 있는 무학연수원장을 맡으면서, 저도 개신교회처럼 적어도 외적인 확신을 주고 싶은 마음으로 작년 여름 6차수의 신앙학교를 신학생들과 함께 준비했습니다. 하지만 처음에 무언가를 교육하고 싶었던 저의 욕심과는 달리 결국 늘 해오던 방식과 형태를 크게 벗어나지 않는 신앙학교를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결국 특별한 확신을 주는 프로그램 개발은 실패했고, 다음 기회를 기약하며 단지 모두가 행복한 신앙학교를 만들었다는 것만으로 만족했습니다.
특별한 확신을 주는 프로그램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은 센터 건립을 앞두고 있는 저에게 더 큰 부담으
로 다가오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최근 두 젊은이들이 저에게 앞으로 나갈 방향을 제시해 주는 일이 있었습니다.
한 명은 저를 찾아와서 제가 사는 모습에 큰 영향을 받았다며, 사제직에 소명이 있는 것 같다고 해서 놀라움을 주었고, 또 다른 한 명은 신학생으로 연말에 안부 전화를 하며 올 한 해 감사한 일이 많았는데 그중 하나가 저를 알게 된 일이었다고 해서 감동을 주었습니다.
청소년들에게 확신을 주는 특별한 교육을 하지도 못했는데, 그냥 하던 형태와 방식에서 크게 변하지 못했는데도 젊은이에게 영향을 주었을까 아무리 자문해 봐도, 믿음과 확신을 주는 것은 우리가 의도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더 강하게 들었습니다. 확신을 주시는 것은 은총이고 은혜이지 우리가 감히 단언하고 주입할 수 있는 것이 아님을 다시금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이번 한 주간 확신을 할 수 있는 믿음조차도 다 은혜와 은총이라는 것을 기억하고 토마스 사도의 의심을 하는 우리에게 당신의 은총으로 확신을 내려달라고 청해야겠습니다.
무학연수원 원장 | 김동진 제멜로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