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 부모님은 항상 말씀하셨습니다. “사람은 인사를 잘해야 한다. 어른들 보면 항상 인사 잘해라.” 공부는 잘하지 못했지만, 인사 하나는 나름 잘했다 생각합니다. 그러나 요즘은 아이들에게 함부로 어른들께 인사를하지 못하게 합니다. 그 이유는 간단합니다. 사회가 점점 삭막해지고 무서워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뉴스에서 들려오는 사건들은 우리들을 어둡고 슬프게 만들고 사람들을 더욱더 믿지 못하게 만듭니다. 사회는 점점 더 이기주의와 개인주의로 물들고 함께 인사하고 나누는 것도 점점 더 어려워지는 듯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모두 알고 있습니다. 결국 우리는 함께 살아간다는 것을 말입니다.
사람은 누구나 혼자 살아갈 수 없고, 함께 살아가야만 합니다. 그리고 함께 살기 위해서는 서로가 서로의 생각과 감정을 나누고 이해하며 살아가야 합니다. 그리고 때로는 잘못된 것에 대해 이야기할 수도 있어야 합니다. 많은 경우 다른 이의
잘못된 것을 보고도 모른척 할 때가 있습니다. 그 이유는 여러 가지입니다. 그 사람과의 관계 때문에, 요즘 말하는 꼰대라는 말이 듣기 싫어서, 자기가 알아서 하지 내가 굳이 뭐, 라는 생각들 때문입니다. 이렇게 생각하는 우리들에게 오늘 예수님은 분명히 말씀하십니다. “네 형제가 너에게 죄를 짓거든, 가서 단둘이 만나 그를 타일러라. 그가 네 말을 들으면 네가 그 형제를 얻은 것이다.”(마태 18,15) 나의 형제가 나에게 죄를 짓게 만든다는 말씀은 다름이 아니라, 그의 잘못된 행동이 나에게 영향을 주고, 그와 내가 잘못할 수 있음을 말합니다. 바로 한 사람의 잘못이 그의 잘못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나비효과처럼 번져가게 됩니다. 예수님은 이어서 한 사람이나, 두 사람 그래도 안 되면 교회에 알려, 즉 공동체에 알려 바로 잡아야 함을 말씀하시는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제1독서에서 에제키엘 예언자는 “네가 악인에게 그 악한 길을 버리도록 경고하는 말을 하지 않으면, 그 악인은 자기 죄 때문에 죽겠지만, 그가 죽은 책임은 너에게 묻겠다.”(에제 33,8) 하십니다.
여기서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있습니다. 누군가가 잘못된 행동을 하고 그것을 말할 때 자기 말이 맞다는 식이 아니라 정말 내가 그 사람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하는가 하지 않는가입니다. 제2독서의 바오로 사도의 말씀처럼 어떤 옳다는
생각도 사랑을 앞서갈 수 없고, 사랑이야말로 율법의 완성이기 때문입니다.
지금 사회의 아픔과 병폐는 결국 이런 사랑의 마음으로 다른 사람과 함께 살고자 하는 마음이 없어지고, 잘못된 것을 보고도 모른척 한 결과가 아닐까 합니다. 우리 사회가 그분 사랑으로 가득하길 함께 기도합시다.
“내가 또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 가운데 두 사람이 이 땅에서 마음을 모아 무엇이든 청하면,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께서 이루어 주실 것이다.”
(마태 18,19)
산격성당 협력사제 | 마석진 프란치스코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