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주님 공현(公顯) 대축일입니다. 예수님께서 유대인들이나 소수의 사람들만을 위해서가 아니라, 세상 모든 사람들을 위한 구세주이심이 만천하에 널리 드러났다는 사실을 기념하는 날입니다.
오늘 복음에서도 갓 태어난 아기 예수님의 정체를 알아보는 인물들이 등장하는데, ‘동방박사’라고 불리는 이들입니다. 오늘날로 말하자면 아라비아 문화권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입니다. 그런데 하느님께 대한 신앙이 없는 이들에게도 예수님께서는 존귀하신 임금님으로서 경배를 받으십니다. 동방박사들이 예수님을 알아볼 수 있었던 매개체는 ‘별’이었습니다. 그렇다면 오늘날 예수님을 그리스도이시며 존귀하신 분으로 알아보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예수님을 ‘널리 드러내는’(公顯) 것은 무엇을 통해 가능할까요?
어느 특정한 누군가 혹은 무엇이라고 콕 집어 말할 수는 없을지라도, 적어도 우리 또한 동방박사들이 보았던 별처럼 예수님을 알아보거나 찾아보게 이끌 수 있어야 합니다. 예수님을 모르는 사람들 혹은 예수님의 구원하심을 필요로 하는 곳에 예수님을 믿고 사랑하기 때문에 움직이는 우리들의 손길이 닿을 때에 예수님께서도 존귀하신 당신의 사랑으로 인해 경배와 섬김을 받으실 것입니다.
요즘 우리는 코로나의 영향에서 차츰 벗어나기 시작하는 때를 보내고 있습니다. 코로나로 인한 여러 제약으로 우리 각자나 공동체가 예수님의 구원하심을 드러내는 역할에도 부족함이 있었을 것입니다. 지난 주에 저희 공동체에서는 한 해 동안 교우들께서 사회복지후원금으로 내어주신 정성 가운데 일부를 한국국제학교에 재학중인 학생들 중 학비납부조차 어려운 학생들을 돕기 위한 장학금으로 내어놓았습니다. 그간 예수님을 믿는 우리들의 사랑이 닿지 못하고 있는 곳을 향하여 좀 더 손을 펼치는 데에 소홀했고 예수님을 섬기며 사는 우리들을 통해 예수님께서 사람들의 존경과 섬김을 받으시도록 이끄는 데에 부족했다면 이를 만회하는 의미있는 한 걸음이 될 지도 모르겠다 싶습니다.
비단 자선이나 기부, 나눔과 같은 방법만이 아니라 동방박사들처럼 그리스도 신앙과 무관해 보였던 이들에게도 예수님께서 ‘임금님이시며 주님’으로 드러나실 수 있도록 노력하는 가운데 우리 공동체의 신앙생활하는 모습도 코로나의 영향과 제약에서 완전히 자유로워질 것임을 기억하는 주님 공현 대축일을 보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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