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께 마태오 복음의 ‘주님 탄생 예고’ 이야기를 들었던 우리는 오늘 루카 복음에 나오는 ‘주님 탄생 예고’ 장면을 다시 듣습니다. 오늘의 주님 탄생 예고 장면에서는 특히 마리아의 믿음의 응답을 듣습니다. 그런데 마리아는 하느님의 구원계획에 대한 자신의 믿음을 희망과 함께 고백합니다 : “보십시오, 저는 주님의 종입니다. 말씀하신 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루카 1,38)
여기에서 드러나는 마리아의 ‘희망’은 마리아 자신이 원하는 것이 아닙니다. ‘하느님께서 바라시는 것, 그것을 저도 바랍니다.’라는 뜻입니다, 곧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이루어주고자 원하시는 것, ‘하느님의 희망’을 ‘나의 희망’으로 삼는 것입니다.
마리아에게서 볼 수 있듯, 우리 신앙인들의 참된 희망은 결국 하느님께서 원하신 바를 이루시도록 우리가 그분의 뜻에 승복하는 일입니다. 그분의 뜻을 우리의 뜻으로 품고, 나의 희망이 아니라 그분의 희망이 우리에게서 이루어지도록 열망하는 것입니다. 당신의 사랑을 우리 안에서 이루시도록 우리 자신을 그분께 허용함으로써 우리가 하느님의 희망이 이루어지는 장소가 되고, 그분의 은총이 드러나는 공간이 되는 일입니다. 그렇게 그분이 하시는 일에 함께 일하는 협조자가 되는 일입니다.
저녁기도 때에 바치게 되는 믿음, 희망, 사랑의 삼덕송(三德誦) 가운데 망덕송(望德頌)은 그러한 우리의 희망을 다음과 같이 이야기합니다 : 하느님, 하느님께서는 자비의 근원이시며 저버림이 없으시므로 예수 그리스도의 공로를 통하여 주실 구원의 은총과 영원한 생명을 바라나이다.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의 공로를 통해서 구원을 이루시는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그 공로에 동참하기를 원하신다면, 하느님의 그 바라심대로 세상에 구원의 은총과 영원한 생명을 나누는 사람이 되기를 진정으로 원한다는 신앙고백이, 오늘 기도 중에 하느님께 드리는 우리의 사랑고백이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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