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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부님 강론

  오늘 독서에 나오는 스바니야 예언서는 유대왕국이 멸망하는 과정에서 이방민족에 의해 겪는 침략과 이스라엘 백성의 상징이자 정신적 지주인 예루살렘 성전의 유린을 예고하면서, 동시에 하느님 백성으로서 성실하게 살아가려는 이들을 격려합니다. 그의 예언은 이스라엘에 대한 경고와 민족들에 대한 심판, 복구의 약속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특히 이방 민족들의 회개와 흩어진 백성의 귀환을 언급한 뒤, ‘이스라엘의 남은 자’(스바 3,13)들의 신앙적인 자세를 두고 ‘가난하고 가련한 백성’(3,12)라고 일컫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가난’이란 경제적, 사회적으로 가진 것이 없음을 말하기도 하지만 영성적으로 ‘마음이 가난함’을(마태 5,3 참조) 뜻하기도 합니다.

 

  하느님 앞에 가난한 사람의 삶의 자세가 과연 무엇인지는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 말씀하시는 ‘두 아들의 비유’ 이야기에서 엿볼 수 있습니다. 포도밭에 가서 일하라는 아버지의 명령에 싫다고 답하였지만 마음을 바꾸어 밭에 가서 일하는 맏아들, 이에 반해 가겠다고 대답은 했으나 실제로는 일하지 않는 다른 아들의 태도에서 무엇이 중요한지가 확연히 드러납니다. 참으로 중요한 것은 ‘누가 아버지의 뜻을 실천하였느냐?’(마태 21,31) 라는 예수님의 말씀처럼 그 뜻을 실천으로 옮기는 것입니다.

 

  특히나 우리 가운데 오시는 예수님을 기다리는 이때에 위와 같은 가난한 모습으로 주어진 시간을 살아간다는 것은 의미가 있습니다. 외부활동이 어렵고 조심스러운 요즘 같은 때에, 자신의 청원과 생각을 접어두고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새기는 데에 집중하는 기도를 통해, 그분의 뜻을 실천할 결심을 얻고 이를 실행에 옮기고자 노력하는 시간을 통해 주님을 향한 우리의 가난한 마음을 드러내 보면 좋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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