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나무들의 생장(生長)을 통해 계절의 변화를 알 듯, 세상 마지막 날의 징표를 알아보아야 한다고 가르치십니다. ‘마지막’ 곧 그 다음을 알 수 없다는 사실이 두렵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만, 나무에 잎이 무성해질수록 여름이라는 새로운 계절이 다가오듯 세상의 마지막 순간은 말그대로 ‘마지막’이 아닌 것임을 기억하라는 말씀입니다 : “너희도 이러한 일들이 일어나는 것을 보거든, 하느님의 나라가 가까이 온 줄 알아라.”(루카 21,31)
세상이 멸망한다고요? 그렇다면 지금 우리가 예상할 수 없는, 그래서 내가 어떤 상황에 놓일지 알 수 없다는 사실로 인해 우리는 ‘미지(未知)의 영역에 대한 두려움’을 느낍니다. 또한 동시에 멸망에 이르는 과정에 놀라운 일이나 재난 등이 동반될 수 있으므로 삶의 마지막에 이르는 과정이 고통스럽거나 비참할까봐 두려워하기도 할 것입니다.
그러나 죽음에 이르는 과정 속에 감당해야 할 지도 모를 고통 앞에서 나약한 마음이 생기는 것과는 별개로, 죽음 자체가 두려운 사건이 아닐 수 있는 것이 예수 그리스도와 같이 죽었다가 부활할 것을 믿기 때문인 것과 마찬가지로 세상의 마지막 날은 곧 새로운 시대, ‘하느님의 나라’가 시작되는(혹은 완성되는) 새 시대이기에 종말(終末)이라는 사건 자체를 두려워하지 않아야 하는 것이 하느님의 섭리에 대한 우리의 믿음임을 예수님께서는 말씀하십니다.
미리 확인해 볼 수도 없고, 온전히 이해하기도 어려운 이 새로운 전환점에 대한 가르침을 잘 믿을 수 있도록 예수님께서는 말씀하십니다 : “하늘과 땅은 사라질지라도 내 말은 결코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루카 21,33)
우리는 그저 말씀하시는 분께 대한 믿음으로 이 사실을 받아들이며, 언제일지 모를 종말의 때를 궁금해하기보다는 그 이후에 시작될 하느님의 나라를 하루하루 준비하며 살아가는 성실함으로 무장해야 합니다. 이러한 마음으로 살아가는 이에게는 하느님의 나라가 가까이 와 있습니다.(루카 2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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