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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부님 강론

  우리는 세례성사 때에 악한 행실을 끊어 버리고 하느님을 믿는다고 ‘신앙을 고백’했습니다. 참다운 신앙인은 이 고백에 부합하는 삶을 살아갑니다. 그저 마음으로만 믿는 것이 아니라, 악을 피하고 선을 실천하는 행동으로써 이 믿음을 드러냅니다. 

  한편으로 이러한 믿음은 개인적인 차원에만 그치지 않습니다. 믿음을 가진 이들은 공동체 안에서 함께 믿음을 표현하며 살아가야 합니다. 하느님을 향한 개인적 믿음의 표현이 ‘고백’이라면, 공동체 안에서 이웃이나 다른 이들을 향하여 믿음을 표현하는 것은 ‘증언’ 혹은 ‘증거’입니다. 이렇게 증언, 증거 또한 믿음을 드러내는 또다른 방법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믿는 이들이 경험하게 될 박해에 대하여 말씀하십니다. 신앙인들은 예수님의 이름 때문에 사람들에게 미움을 받고, 믿음 때문에 환난을 겪고 죽음까지도 감수해야 합니다. 그런데 이것도 신앙인들에게는 증언의 기회가 됩니다. 우리는 죽음을 넘어 영원한 생명을 희망하고 그것에 믿음을 두기 때문입니다. 사실 정치적으로나 사회적으로 믿지 못하도록 탄압을 받거나 목숨을 걸어야 하지 않더라도, 자신의 본성이나 습관이 신앙의 계명과 충돌을 일으키는 바람에 스스로 괴로워한다거나, 신앙관(信仰觀)이 다른 사람들끼리 갈등을 빚거나, 믿는 대로 선택하기를 주저하게 하는 여러 어려움이나 유혹 때문에 여전히 우리도 어려움을 겪습니다. 그런데 이 또한 우리가 믿음을 증거할 기회가 됩니다.

 

  증언, 증거는 중요합니다. 우리의 선조들이 피흘림을 통해서까지 신앙을 증거함으로써 우리가 하느님을 알 수 있었고, 또 우리의 증언으로 다른 이들에게 주님을 전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증언은 입으로만 하는 것이 아니라 구체적인 실천이나 행동을 통하여 이루어집니다. 박해를 겪은 많은 신앙의 선조들 또한 그들의 신앙을 우리에게 이런 방식으로 증언합니다. 고백과 증언은 신앙의 핵심적인 요소입니다. 개인의 고백을 넘어 공동체 안에서 믿음을 증언하는 것은 모든 신앙인의 과제입니다. 그러면 어떻게 고백하고 증언해야 하냐구요?

 

  미리 걱정하지 마십시오. 참된 고백과 증언에 필요한 언변과 지혜는 주님께서 마련해 주실 것입니다 : “이러한 일이 너희에게는 증언할 기회가 될 것이다. 그러나 너희는 명심하여, 변론할 말을 미리부터 준비하지 마라. 어떠한 적대자도 맞서거나 반박할 수 없는 언변과 지혜를 내가 너희에게 주겠다.”(루카 21,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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