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성전에서 사람들을 상대로 장사하는 사람들을 내쫓으시고, 그들에게 “내 아버지의 집은 기도하는 집이다”라고 말씀하시면서 그들을 엄하게 꾸짖으십니다.
주님의 성전이 기도하는 집이라는 사실은 우리가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 사실을 기억하면서 사는 것이 그리 쉽지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사실 우리가 본당을 찾아올 때에, 본당이라는 공간은 우리 삶의 일부를 서로가 공유하는 자리이고 공간이기에, 인간적인 만남도 이루어집니다. 그래서 때로는 활동에 치중하고 몰입하느라 잠시 기도할 여유마저 갖지 못할 때도 있습니다.
그러나 정작 중요한 것은 우리가 일을 잘하고 무언가 좋은 성과를 얻는 것이 아닙니다. 물론 그런것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 우선적으로 생각해야 할 것은 우리가 신앙인의 이름으로, 그리고 본당공동체의 이름으로 무언가를 할때에 항상 주님의 보호하심에 의탁하고 성령께서 함께해주실 것을 믿으며 청하는가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가 성전을 찾아가게 되면 자신의 볼 일이 있는 공간으로 향하기 전에 먼저 성전에 들러서 제대를 향하여 인사를 한다던가 혹은 잠시 성전 안에서 기도한 후에 용무를 보러 가는 것이 바람직한 모습이라고 할 것입니다. 의외로 이것이 익숙치 않을뿐더러 그렇게 해야 할 이유조차 모르는 교우들도 많다고 봅니다.
하느님의 뜻을 생각하며 일할 때, 우리가 생각지도 못한 결과를 얻을 수도 있습니다. 하느님을 공경하고, 하느님을 함께 모시고 일한다고 생각할때에 서로를 존중하고 배려하면서 일하려고 더욱 노력할 수 있습니다.
오늘 복음 끝부분은 이같은 사실을 확실하게 증명해줍니다. 성전을 장사하는 곳, 일상적인 삶의 자리와 다름없는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은 자신의 생각대로 모든 것을 판단하고 이해하기 때문에 예수님을 자신들의 반대파, 적대자로 생각하여 그분을 죽일 마음을 품고 아니꼽게 바라봅니다. 그러나 성전을 하느님의 집으로 여기고 기도하는 사람은 예수님의 말씀에 귀를 기울입니다. 그분의 말씀에서 진리를 찾고, 그 진리를 위해 몸바치신 예수님의 모범을 따라 자신도 진리를 위해 몸바치는 사람이 되고자 노력한다는 것입니다.
비록 그 노력이 하찮게 보일 수 있는 것이지만, 하느님의 현존을 느끼려고 노력하는 사람만이 그분을 가까이서 체험할 수 있습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하느님을 찾고자 하는 마음이며, 그분을 항상 의식하면서 내가 먼저 하느님을 찾으려고 하는 작은 노력입니다.
성전을 찾게 될 때, 예를 들어 ‘내가 이곳에 온 것은 단순히 레지오 주회에 참여하고, 무슨 일을 하기 위해서이다’라고 생각하기보다는 먼저 하느님을 만나러 온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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