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헝가리의 성녀 엘리사벳 기념일입니다. 우리 가운데서도 제법 많은 자매님들의 세례명이기도 한 엘리사벳은 히브리어로 ‘하느님께서 거처하시는 집’이라는 뜻입니다. 엘리사벳 성녀는 프란치스코 성인과 동시대의 인물인데, 오늘날에는 프란치스코회 재속회(在俗會)의 주보성인임과 동시에 여성들과 연관된 자선사업기관의 수호성인이기도 합니다.
엘리사벳 성녀는 1207년에 헝가리의 왕, 안드레아 2세의 딸로 태어났습니다. 아버지의 열심함을 물려받은 성녀는 어릴 때부터 하느님께 대한 신심과 자선행위에 열심히었습니다. 18세에 자신과 같은 심성과 신심을 지닌 남편과 결혼하여 백작부인이 됩니다. 그리고 어릴 적부터 해왔던 자선과 선행도 계속 실천합니다.
결혼한 얼마 후, 엘리사벳은 큰 병원을 세우고, 기근이 심할 때는 매일 900여명의 어린이들에게 먹을 것을 제공했다고 합니다. 한 번은 가난한 병자들을 위해 외투에 물건을 가득 담아서 가다가 남편과 마주쳤는데, 그날따라 남편은 무엇을 가져가는지를 집요하게 확인하려 합니다. 마지 못해 엘리사벳이 외투를 펴자 한겨울임에도 싱싱하고 향기로운 장미가 가득 들어 있었답니다. 그리하여 남편은 죽을 때까지 아내가 자선을 계속하도록 허락합니다.
남편이 십자군전쟁에 참전했다가 전사한 후, 가문으로부터 버림을 받아 거처조차 없는 신세가 됩니다. 세 명의 아이들을 데리고 바깥으로 내쫓긴 후에도 그녀는 자신의 보잘 것 없는 식량조차 가난한 이들과 나누어 먹었다고 합니다. 또한 궁전에서 내쫓긴 첫날 밤에 거처를 얻을 수 없어 마구간에 머물게 되었는데, 자신의 아이들이 예수님의 오심을 잘 깨달을 수 있게 되었다며 수도원에 가서 감사기도를 올렸다고 합니다.
엘리사벳은 1231년 11월 9일, 24세의 나이로 생을 마감합니다. 이후 그녀의 무덤에서는 수많은 기적이 일어났고, 교황 그레고리오 9세는 1235년에 그녀를 성인품에 올렸습니다.
세상 안에서 하느님의 뜻을 실천하며 살아가고자 노력하는 이들에게 귀감이 되는 엘리사벳 성녀의 영성을 본받기 위해 노력하는 나날을 보낼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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