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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부님 강론

  성인들에 대한 공경이 시작된 것은 종교 박해에서 벗어나 그리스도교가 자유를 얻고 나서부터입니다. 초기에는 주로 순교자들을 공경하였는데 공경할 성인이 그리많지 않아 날을 정해서 그날을 기념하고 축하했지만, 점차 시간이 지남에 따라 공경하는 성인들이 많아지면서 널리 알려진 성인외에 덜 알려진 성인들을 한꺼번에 기념하는 축일이 필요하게 되었습니다.

  이 축일에서 말하는 성인(聖人)들은 시성식이나 전통에 의해 교회 안에서 공식적으로 성인으로 인정받은 이들만을 뜻하지 않고, 이름없는 성인들과 순교자들 그리고 하느님과의 일치를 누리며 살았던 모든 이를 - 연옥 영혼까지 포함하여 - 뜻합니다. 그래서 모든 성인의 대축일에는 '모든 성인의 통공' 교리에 따라 수없이 많은 성인들의 전구를 구합니다. 그것이 분명히 우리에게 유익이 되리라는 것을 믿기 때문입니다.

 

  오늘 복음에서는 마태오복음 5장에 나오는 소위 '진복팔단'이라 불리는 대목이 나옵니다. 마음이 가난한 사람들, 슬퍼하는 사람들, 온유한 사람들, 옳은 일에 주리고 목마른 사람들, 자비를 베푸는 사람들, 마음이 깨끗한 사람들, 평화를 위해 일하는 사람들, 옳은 일을 하다가 박해를 받는 사람들 모두 행복하다고 합니다. 그것은 바로 하느님 나라의 큰 상 때문이지요. 그래서 기뻐하고 즐거워하여라고 말합니다.

 

  그리스도교 신앙의 가장 큰 특징은 기쁨과 평화입니다.

제가 어릴 때와는 다르게 간첩을 신고하면 최대 포상금이 5억원, 간첩선과 간첩을 신고하여 받는 최대 보상금이 20억원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어떤 사람이 간첩을 신고하여 이 최대포상금을 매년 5천만원씩 죽을 때까지 받는다고 가정해 봅시다. 그 자신의 노후를 생각할 때 확실한 보험을 들어 둔 것마냥 무척이나 푸근하지 않을까 싶네요. 정작 돈을 다 받은 것도 아닌데, 매년 자신의 통장으로 들어올 포상금을 생각하면 그것만으로도 흐뭇하다 여기지 않을까요? 심지어 누군가가 내 비위를 상하게 하고 신경을 거슬리게 해도 너그러운 사람이 될 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한계가 있습니다. 만약 그 사람이 죽을 병에 걸렸다면, 그렇다면 그때도 기쁨과 평화속에 머물수 있을까요? 그 돈을 다 다시 가져간다해도 자신이 살 수만 있다면, 그 돈을 모두 버릴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물론 다른 판단도 가능하겠지만요. 그러니 우리가 영원한 생명을 누리는 하늘나라에 들어 둔 보험은 얼마나 놀라운 것입니까? 그 보험을 확실하게 들어두었다 여긴다면 그로써 얻는 기쁨과 평화가 있어야 합니다.

 

  이름 모를 분들까지, 이미 하느님의 나라에서 하느님의 영광을 함께 누리는 성인들을 기념하며, 우리는 하늘나라를 가질 수 있도록 허락받았고, 하느님으로부터 위로를 받으며, 하느님의 땅을 차지하게 되고, 하늘나라에서 만족하게 되고, 하느님으로부터 자비를 얻게 되고, 하느님을 뵙게 되고, 하느님의 아들이 될 것임에서 기쁨과 평화를 얻어야 합니다.

  기뻐하고 즐거워하십시오. 다른 누구도 아닌, 바로 여러분이 받을 큰 상이 하늘에 마련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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