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성 시몬과 성 유다(또는 타대오) 사도 축일입니다. 열 두 사도의 무리에 들어있었던 이 분들의 축일을 지내는 오늘, 복음말씀은 열 두 사도가 선발되는 장면을 이렇게 소개합니다 : “예수님께서는 기도하시려고 산으로 나가시어, 밤을 새우며 하느님께 기도하셨다. 그리고 날이 새자 제자들을 부르시어 그들 가운데서 열둘을 뽑으셨다.”(루카 6,12-13)
시몬과 유다 사도의 입장에서는 사도로 뽑힌 것이겠지만, 복음은 이 사건을 ‘예수님께서 …… 기도하셨다. 그리고 …… 뽑으셨다“ 라고 전합니다. 이 ’선발‘의 과정을 통해 시몬과 유다 성인이 사도(使徒)라 불리지만, 그들을 ’사도‘로 부르게 된 이유는 그들을 뽑으신 예수님에게서 찾아야 합니다. 왜 그들을 뽑으셨고, 그들에게 무엇을 원하시는지에 따라서 사도들이 누구인지 그 정체성과 그들의 사명이 정해집니다.
예수님께서는 사도들을 뽑으시기에 앞서 밤을 새우며 기도하셨다고 합니다. 그 기도 속에서 누구를 선발할 것이며, 그들에게 어떤 사명을 부여할지가 모두 결정되지 않았을까 합니다. 사실 사도들 개인의 인간적인 면면을 들여다보면 특별히 거룩한 사람이거나 모든 이들에게 추천을 받을 만한 인물들이 아닌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럼에도 예수님께서 선발하심으로써 그분들은 거룩한 ‘성인(聖人)’이자 하느님의 뜻을 앞장서 실행하는 ‘사도(使徒)’들이 되었습니다.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맡기시려는 사명이 우리에게 무언가를 내어놓으라는 봉헌과 희생의 요구만이 아니라, 우리를 거룩함에로 부르시고 우리를 하느님의 뜻에 더욱 부합하는 사람이 되도록 정체성을 불어넣어주시는 ‘초대’일 수 있다는 사실을 함께 기억할 수 있어야겠습니다. 그래야 우리는 봉사하고 헌신하도록 부르시는 손길을 대할 때, 걱정하며 어렵사리 수고하기를 받아들이고는 뒤늦게야 ‘그래도 응답하기를 잘 했다’고 안도하는 것이 아니라, 나를 거룩한 사람으로 거듭 성장하도록 초대하고 계심에 기쁨과 감사함으로 하느님께 응답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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