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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부님 강론

  좋은 나무는 모두 좋은 열매를 맺고 나쁜 나무는 나쁜 열매를 맺는다. 좋은 나무가 나쁜 열매를 맺을 수 없고 나쁜 나무가 좋은 열매를 맺을 수 없다.(마7,17-18)

 

  너무도 당연하게 들리는 이 말씀이 사실 잘 지켜지지 않음을 볼 때가 있습니다.

  자신이 한 일의 과정과 결과, 자신과 함께한 사람들의 평가 등을 볼 때에 충분히 좋은 열매를 맺고 있음에도 스스로는 좋은 나무가 아니라고 여기는 경우가 있습니다. 의지적으로 겸손하려거나 더욱 분발하고자 함이 아니라, 진심으로 그렇게 여기는 경우 말입니다. 때로는 목표가 너무 크기 때문일 수도 있고, 과욕을 부리기 때문일 수도 있을 것입니다. 맺어진 열매가 좋은 것이라 할지라도, 내가 맺고 싶은 열매가 아니어서 실망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런 때에는 ‘여전히 좋은 열매를 맺고 있다는 사실’에 감사하는 마음을 잊지 않아야겠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 모두를 ‘좋은 열매를 맺는 좋은 나무’로 부르셨습니다.

  또 한편으로는 맺어지는 열매가 좋지 않을 때가 있음에도 자신은 좋은 나무라고 여기는 경우가 있습니다. 같은 상황이 반복되고, 좋지 않은 열매를 맺게 되는 그 대부분의 경우에 자신이 결부되어 있다면 본인의 탓으로 여길 만도 한데 그렇지 못합니다. 여러 가지 핑계를 대거나 남의 탓을 하기도 합니다. 스스로에게 콤플렉스(Complex)가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런 때에는 ‘내가 좋은 열매를 맺지 못한다는 사실’이 스스로를 낙인(烙印)찍는 것도 아니며 영원불변한 것도 아니기에, ‘진짜 좋은 나무가 된다는 것’에 더 집중할 필요가 있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여전히 우리 모두를 ‘좋은 열매를 맺는 좋은 나무’로 부르고 계시기 때문입니다.

 

  오늘 예수님의 말씀에서 언급되는 ‘거짓 예언자’(7,15)는 자신이 나쁜 열매를 맺을 것임을 알고 있었기에 ‘거짓’, ‘가짜’, ‘위선자’라는 평가를 받습니다. 자신의 과오(過誤)를 냉정하게 받아들이지 못하는 사람은 ‘좋은 나무처럼 보이는 것’에 마음을 씁니다. 그래서 자신이 진정으로 좋은 나무인지, 좋은 열매를 맺는지는 중요하지 않은 것이 되어버릴 수 있습니다. 

  반면, 진정으로 좋은 열매를 맺는 것에 마음을 쓰는 사람은 일회적으로 좋은 열매를 맺은 것을 기뻐하기보다 자신이 좋은 열매를 맺을 수 있는 ‘좋은 나무’인 것을 기뻐하고 감사할 것입니다. 

  우리는 하느님의 나라에 들어가는 그날까지 좋은 열매를 더 많이 맺음으로써, 하느님께서 본래 지어주신 ‘좋은 나무와 같은 모습’을 완성시켜 가는 여정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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