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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님은 누구십니까?

 

저는 대구가톨릭대학교 효성 캠퍼스에서 대학생들을 만나며 생활하고 있습니다. 저의 소임 가운데 하나는 대학생들에게 “가톨릭 사상”이라는 과목을 강의하는 일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대부분의 대학생들이 “가톨릭 사상”이라는 과목을 좋아하지 않는다는 사실입니다.


왜냐하면, 많은 대학생들은 종교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이 수업이 가톨릭 신자가 되라는 강요 아닌 강요의 수업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분위기에서 아무리 신부라 하더라도 “가톨릭 사상” 강의가 쉬운 일만은 아닙니다.


대구가톨릭대학교에는 신입생 입시 전형 중에 “가톨릭 지도자 추천 전형”이 있습니다. 신부님들 또는 가톨릭계 학교 교장 선생님들의 추천을 받아 신입생을 선발하는 전형입니다. 그런데 면접에서 만난 일부 학생들의 놀라운 대답(?)에서 ‘이 학생에게 예수님은 어떤 분이실까?’라는 씁쓸한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마르코 복음사가는 복음의 첫 줄에서부터 예수님은 ‘그리스도’이시며 ‘하느님의 아들’이심을 선포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마르코 복음사가는 마르코 복음 전체에 걸쳐 “예수님은 누구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찾으며, 예수님의 신원이 갖는 신비를 제시합니다. 특히 베드로가 예수님을 “그리스도”라고 고백하는 장면(마르 8,27-30)과 예수님의 십자가 아래에서 백인대장이 예수님을 “하느님의 아들”로 고백하는 장면(마르 15,39)을 통해 예수님이 누구신지를 명확하게 선포하고 있습니다.


형제자매 여러분, 오늘 마르코 복음의 시작을 묵상하며 이 질문을 다시 던져 봅니다. ‘아기 예수님은 우리에게, 그리고 나에게 과연 누구입니까?’


예수님께서 우리가 돈 걱정, 잠자리 걱정, 먹거리 걱정 없는 편안한 삶을 살 수 있게 해 주실 분으로만 믿어서는 안 됩니다. 우리는 마르코 복음사가가 복음 내내 이야기하고 싶었던, “예수님은 ‘그리스도’ 즉, ‘메시아’이시며 ‘하느님의 아들’이시다.”라는 고백을 통해 영원한 삶을 희망하며, 우리에게 베풀어 주시는 주님의 은총을 세상에 잘 드러낼 수 있어야 합니다.


특별히, 교회는 오늘부터 16일(토)까지 “사회 교리 주간”을 보냅니다. 이 기간 동안 우리는 하느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는 삶, 회개의 삶을 살기로 다시금 다짐합니다. 이런 우리의 다짐과 노력으로 “하느님은 없다.”, “종교는 필요 없다.”라고 굳게 믿는 사람들 사이로 주님의 길을 곧게 내야 하겠습니다.

 

대구가톨릭대학교 교수 문창규 베드로 신부

2017년 12월 10일 대림 제2주일(인권 주일, 사회 교리 주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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