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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부님 강론

  오늘 복음에서 우리는 용서에 관한 가르침을 듣게 됩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 들려주시는 종에 관한 비유의 말씀에서 빚을 진 사람들은 독촉을 받을 때마다 ‘조금만 참아달라’고 청합니다. 그래서 ‘참아달라’고 청하는 사람, 용서를 구하는 사람에게는 용서해주어야 한다는 말씀으로 들립니다. 다시 말하면, 용서를 구하지 않는 사람에게는 자비를 베풀고 용서해주지 않아도 된다는 말씀으로 잘못 알아들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사실 내가 용서하고 싶다고 해도 상대방이 뉘우치지 않기 때문에 더더욱 용서하기가 어렵다 느끼는 때가 많지 않습니까? 그러면 무조건 용서하는 것이 그토록 어렵다고 느끼는 우리에게 예수님께서 가르치시는 용서는 어떻게 해서 새로운 가르침이 되겠습니까?

  ‘네가 청하기에, 나는 그 많은 빚을 탕감해주지 않았느냐’는 임금의 말에서 그 해답을 봅니다. 아무리 갚기 어렵고, 그만큼 탕감해주기엔 큰 빚이라 하더라도 임금과 종으로서의 ‘너와 나’의 관계를 회복할 수 있는 가능성을 스스로 끊어버리지 않는 노력이 참된 용서를 위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용서하려고 해도 용서가 안된다고 많은 분들이 얘기하십니다. 마음을 다잡고 용서가 되었다 여기다가도 참으로 용서하지 못했음에 스스로 실망하면서 많은 분들이 더욱 마음아파하십니다. 예수님께서는 이런 노력을 일곱 번씩 일흔번이라도 해야 참된 용서가 된다고 가르치시는 것입니다.

  ‘너와 나’ 사이의 관계를 온전히 회복하게 될 그날까지, 그가 진심으로 용서를 청하고 내마음같이 화해하기를 바라게 될 때까지 용서하기를 포기하지 않는 우리들이야말로 예수님의 새로운 가르침을 잘 따르는 참된 제자들입니다.

  그것이 인간의 어떤 죄악에도 분노를 터뜨리시기보다 용서하고자 인내하며 기다리시는 하느님 아버지를 닮은 자녀들의 본모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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