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 좋아하시나요? 등산을 싫어하는 사람들은 이런 말을 자주 합니다. ‘어차피 다시 내려올 건데 왜 땀 흘려 올라가는 거야? 힘만 들지.’ 그러나 등산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등산 자체를 즐기고, 그것으로 행복해합니다.
선택. 사람은 누구나 매일 매 순간 선택을 합니다. 바로 스스로 자신의 삶을 선택합니다. 그리고 자신이 선택한 것이기에 어렵고 힘들어도 그 선택에서 의미를 찾고 행복에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우리의 선택들, 가만히 들여다보면 의미 있는 선택들, 힘들고 어려운 선택들보다는 편하고 쉬운 일을 선택하려고 할 때가 많습니다.
예수님의 수난과 죽음을 묵상하는 사순시기를 시작한 지도 벌써 2주가 되었습니다. 첫 주에는 우리들의 유혹에 대해서, 그리고 이번 주에는 쉽고 편한 것에 안주하려는 우리들의 마음을 바꾸라는 주님의 말씀을 들을 수가 있습니다.
제자들과 함께 산에 가신 예수님께서는 그곳에서 거룩하게 변모하십니다. 특히 모든 이스라엘 사람들이 존경하는 모세와 엘리야도 그 자리에 함께 있습니다. 이 모습을 보고 제자들은 어떠했을까요? 거룩한 변모 앞에서 제자들은 힘들고 어려운 길보다 편안하고 쉬운 길을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곳저곳으로 떠돌아다니는 전도여행보다는 화려하고 편안한 이곳에 안주하고자 합니다.
그래서 베드로가 대표로 말합니다. “스승님, 저희가 여기에서 지내면 좋겠습니다.” 바로 그때 하늘에서는 “이는 내가 선택한 아들이니, 너희는 그의 말을 들어라.”라는 소리가 들려옵니다.
편하고 쉬운 자리를 선택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어렵고 힘들어도 주님의 말씀을 듣고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세상이 유혹하고 있는 편하고 쉬운 길만을 선택하려는 어리석음을 이제 버려야 할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가시는 길은 세상이 유혹하는 길과는 완전히 다른 길입니다. 바로 ‘자기 십자가를 지고 스승이신 예수님께서 가시는 길을 따라 사는 길’입니다. 이 길이 어렵고 힘든 길일지라도 주님의 뜻이 담겨 있기에 우리 스스로 기쁘게 선택할 수 있다면 가장 행복한 길이 될 것입니다. 이 사실을 기억하는 은혜로운 사순시기를 보내시기 바랍니다.
고아본당 주임 | 권오관 득인 베드로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