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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부님 강론

 

  “너희가 그리스도의 사람이기 때문에 너희에게 마실 물 한 잔이라도 주는 이는, 자기가 받을 상을 결코 잃지 않을 것이다.”(마르 9,41)

 

  오늘 우리가 들은 예수님의 말씀입니다. 누군가가 하느님의 제자, 사람들이 죄를 뉘우치고 악습에서 벗어나 새로운 삶을 살아서 구원에로 나아가도록 이끄는 사람이기에, 그들이 전하는 하느님의 사랑과 구원을 소중히 여기는 사람은 물 한잔이라도 내어놓을 수 있고, 그들을 소중하게 대한다는 것입니다. 그 누군가는 내 가족이 될 수도 있고, 길을 가다가 우연히 마주치게 되는 낯선 사람일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중요한 사실을 기억해야 합니다. 물 한잔이라고 해서 아무 준비도 되어 있지 않다면 내어줄 수 없다는 사실입니다.

  이웃에게서 하느님을 만난다는 것, 그리고 그들에게서 하느님을 발견하고, 사랑을 주고받기 위해서는 준비된 자세가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누군가 불쌍한 사람을 만나게 되어 그를 도와주고 싶어도, 내 주머니에 지폐 한 장조차 들어있지 않다면 도와줄 수 없는 노릇 아니겠습니까? 만약 구걸하는 사람에게 똑같이 한 장의 지폐를 내어주어도, 겉으로 보기에는 즉흥적으로 행동하는 것처럼 보일지는 모르지만, 처음부터 누군가를 위해 사용할 수 있는 쌈짓돈 가운데 가장 작은 금액의 지폐를 한 장 따로 떼어서 지니고 다닌다면, 그것은 이웃에게서 그리스도를 만나기 위한 준비가 되어 있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사랑은 표현하지 않으면 아무런 소용이 없을 때가 있습니다. 물 한 잔이라도 준비해 두고 내어줄 수 있는 마음의 준비를 늘 갖추고 살아갈 때, 우리가 만나는 수많은 사람들이 그리스도의 제자이며 우리를 악습에서 벗어나 행복과 화목함으로 이끄는 하느님의 사도가 되어줄 것입니다. 사랑할 기회를 놓치지 않고 준비된 모습으로 살아가는 신앙인이 되기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곰곰이 생각해보도록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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