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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부님 강론

 

  오늘 복음의 이야기가 펼쳐지는 장소는 ‘카이사리아 필리피 근처’(8,27)라고 합니다. 카이사리아(Caesarea : 카이사르의 도시) 지역은 로마황제의 지배를 받고 있다는 사실을 드러내는 지명(地名)이고, 필리피(Philippi : 헤로데의 동생 필립보의 도시)는 이두매아 사람인 헤로데 일가가 지배한다는 사실을 알려줍니다. 이는 단순히 정치적으로 이민족의 지배를 받는다는 것이 아니라, 그리스·로마의 다신교 문화나 주변민족의 이교(異敎)문화가 성행했음을 말합니다. 사실 이스라엘의 북쪽지역에 속한 이곳은 이스라엘 왕정(王政)시대에는 ‘바알’을 섬기던 예배의 중심지이기도 했습니다. 그곳에서도 예수님께서는 여전히 당신이 누구신지, 하느님 나라가 가까이 왔음을 가르치고 보여주셨습니다.

 

  어쩌면 당시의 지배자의 이름을 딴 지역은 그만큼 중요한 도시였으며 정치,경제,문화적으로 발달한 곳이었을 것입니다. 그런 환경 속에서 바라보는 예수님을 제자들은 어떻게 이해했을까요? 성장하고 살아가는 환경이 다르면 그에 따른 영향을 받는 것이 사람이다보니, 지역간이나 민족간, 세대간에 의식과 가치관이 달라질 수 있음을 우리는 압니다. 그러므로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당신이 누구신지를 물어보시는 것이 ‘카이사리아의 필리피’라는 사실은 단순히 예수님의 정체를 올바로 알아보는지에 대한 확인만이 아니라 제자들이 ‘예수님과 스스로의 관계’ 곧 ‘스승이신 예수님의 충실한 제자’로서 자신의 정체를 인식하고 있는지를 물어보시는 것으로도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여전히 하느님의 나라가 완성되지 못했고, 죄와 죽음의 사슬에서 자유롭지 못한 지금의 세상에서도 우리 자신이 당신을 진정한 메시아로 고백하는 참된 신앙인인지를 확인하시려고 질문을 던지십니다. 주님의 이 물음 앞에서, 나는 주님과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 어떤 모습의 제자라고 할 수 있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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