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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부님 강론

  주님께서 일흔 두 제자를 뽑아 여러 마을과 고장으로 보내십니다. 그들을 보내시면서 어린 양을 이리떼 가운데 보내는 것처럼 걱정이 되시는가 봅니다. 그래서인지 여러 가지로 지켜야 할 지침을 내려주십니다. 제자들을 둘씩 짝지어 보내심은 서로 의지하고 협의하면서 함께 일하도록 하시기 위함입니다. 그리고 돈주머니나 식량자루나 신도 지니지 말라 하심은 모든 일을 하느님께 의지하면서 행하도록 하시려는 뜻입니다. 이 댁에 평화를 빕니다라고 인사하라 하심은 서로 의지하고 하느님께 의지하는 모습을 통해서, 복음을 전한다는 것이 바로 하느님께서 주시는 평화를 스스로도 얻고 그 평화를 남들에게 전하는 것임을 일깨워 주시는 가르침입니다. 만약 이 집에서 사는 사람들이 서로 의지하고 하느님께 의지한다면 제자들의 평화가 그들에게 전해질 것이고, 그렇지 않고 스스로 살아간다면 그들은 제자들의 평화를 전달받지 못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머무르는 집에서 주는 음식을 먹고 마시면서 지내라고 하시는 것은 그들과 함께 살고 부대끼라는 말씀으로 들려옵니다..

 

  우리는 서로 의지하고 사랑하여야 합니다. 그 모습을 보고 세상 사람들은 우리가 예수님의 제자임을 알아보고 그들도 우리와 함께 서로의지하고 사랑할 것입니다.

  우리는 하느님께 의지해야 합니다. 내 힘만으로 살고자 하는 사람은 결코 평화를 누릴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모든 것을 자신이 결정해놓고 하느님은 그 결정에 따라주기를 바라는 그런 기도를 바치기 때문입니다. 하느님께 의지하는 사람은 스스로 결정하지 않고 당신께 그 결정을 맡깁니다. 예수님께서 잡하시기 전날밤에 피땀을 흘리며 기도하시며, ‘제뜻대로 마시고 아버지 뜻대로 하소서’ 하고 기도하실 때의 심정으로 하느님께 의지하고 모든 것을 맡기는 것입니다. 이렇게 자기를 포기하고 하느님의 뜻을 찾기 때문에 어떤 욕심도 버릴 수 있고, 욕심이 없이 있는 그대로의 모든 것을 받아들일 수 있기 때문에 평화를 누릴 수 있습니다. 그 평화는 우리의 힘만으로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의 이끄심을 따라감으로써 얻는 평화입니다.

 

  추수할 것은 많은데 일꾼은 적다고 합니다. 이 세상에 복음을 전해야할 곳은 많은데 하느님께 의지하여 살아감으로써 평화를 누리는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하느님의 평화를 누리는 사람들이 많아야, 그것을 보고 배워서 그것이 온 세상에 전해지는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시작과 끝에서 사제의 강복 때마다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라고 하는 것입니다. 이 세상 사람들에게 모든 것을 의지하고, 내어맡긴 후에야 얻는 평화를 보여주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부터 그 평화를 얻어 누려야 할 것입니다. 신앙생활을 하고 있고 구원과 영원한 생명을 참으로 믿는다고 말하는 우리들은 얼마나 주님의 평화와 함께 머물러 있는지 성찰해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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