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12일 연중 제1주간 수요일(마르 1,29-39)

  시몬 베드로는 결혼한 사람이었습니다. 그런데 예수님을 만났을 때에, 가족까지도 모두 버리고 예수님을 따라나선 것입니다. 나중에 ‘보시다시피 저희는 모든 것을 버리고 주님을 따랐습니다’라고 한 베드로의 말은 사실인 듯 합니다.

  처자식을 모두 버리고 가출을 했다고 생각해보면, 가장으로서 베드로는 실패한 사람일지도 모릅니다. 또 한편으로는 풍족하지는 못하더라도 멀쩡하게 직업도 있는 사람이 가정마저도 포기한 채 예수님을 따라나선다는 것이 쉽지 않은 결정이라는 것도 이해는 됩니다. 그러면 무엇 때문에 베드로는 이렇게 평범하지 않은 생활을 선택했을까요?

  그것은 예수님이 누구이신지를 몸소 느꼈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을 만난 체험을 통해 그분을 알아보았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메시아를 만났소’라고 했던 동생 안드레아의 말처럼, 예수님에게 끌리는 어떤 강렬한 체험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또한 이런 느낌, 혹은 체험이 일회적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었기에 예수님을 따라다니는 생활을 계속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예수님이 어떤 분인지를 점점 더 잘 알게 되고 예수님과 더 친밀한 관계가 되면서, 스승이며 주님으로 모시는 그분을 위해 모든 것을 바치겠다는 처음의 결심을 계속 갱신해나갈 수 있었을 것입니다.

  우리도 예수님을 구세주로 알아모시고 그분께 의지하는 믿음을 가지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사실 우리도 주님을 더욱 사랑하기 위해서, 주님을 믿고 따르기 위해서 크고 작은 것들을 포기할 때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예수님께 더욱 의지하고, 그분을 더욱 사랑하고, 주님을 위해 더 많은 것들을 기꺼이 포기하면서도 행복하다 여기며 살아가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무엇이겠습니까? 베드로에게서 그것을 찾아봅니다. 그것은 예수님과 지속적인 관계,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는 것입니다.

  모든 것을 버리고 주님을 따를 수 있을 만큼 내 마음을 움직이는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체험을 위해 주님을 찾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그런 노력이 부족하고, 주님을 찾고자 하는 마음이 내게 부족할수록 예수님께 더 많은 은총을 청하는 믿음이 필요합니다.

  당신을 찾고, 주님을 위해 자신의 것을 포기할 줄 아는 우리에게 예수님은 자비를 베풀고 도움을 주고자 하십니다. 베드로의 장모를 기꺼이 고쳐주셨던 것처럼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