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라테라노 대성전 봉헌 축일입니다.
여러분은 교황님이 계시는 성당이 어딘지 아십니까? 바티칸의 성 베드로 대성당입니다. 그 베드로 대성당이 지어지기 전까지, 약 천여 년의 시간 동안 라테라노 대성전은 교황좌 성당이었습니다. 교황좌가 있는 성당은 전세계 교회의 어머니이며 머리와 같이 여겨졌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오늘 세상안의 모든 교회공동체를 이끄는 교황직에 대해 존경을 드리고 그 안에서 일치를 이룬다는 표시로써 이 날을 축일로 기념하는 것입니다. 라테라노 대성전은 부활하신 예수 그리스도의 몸을 상징합니다. 부활하심으로써 영원한 생명을 가져다 주는 예수 그리스도의 몸을 받아모심으로써, 우리는 참된 일치를 이룹니다. 또한 하느님이신 분이 우리에게 내어주시는 몸이야말로 하느님께서 머무르시는 참된 성전입니다. 오늘 기념하는 라떼라노 대성전 봉헌은 바로 이러한 사실을 우리에게 상기시켜 줍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장사꾼들이 성전에서 판을 치고 있는 모습을 보시고 밧줄로 채찍을 만들어 양과 소를 모두 쫓아내고 환전상들의 돈을 쏟아 버리고 그 상을 둘러엎으십니다. 그리고 “이것들을 여기에서 치워라. 다시는 내 아버지의 집을 장사하는 집으로 만들지 마라.”(요한 2,16) 하고 말씀하십니다. 하느님의 집을 아끼는 예수님의 열정을 우리는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예수님은 “이 성전을 모두 허물어라. 그러면 내가 사흘 안에 다시 세우겠다.”(요한 2,19) 고 하십니다. 죽었다가 부활하실 당신의 몸을 두고 예수님은 성전이라 말씀하십니다.
성전을 깨끗하게 정화하려는 예수님의 모습에서, 우리는 하느님의 집을 사랑하는 뜨거운 열정을 보았습니다. 바오로 사도는 고린토인들에게 보낸 첫째편지의 말씀에서 우리가 바로 하느님의 성전이라고 가르치십니다. 우리는 예수님을 기초로 해서 세워진 하느님의 집이며,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이 모여서 예수님을 머리로 하는 하나의 성전을 이루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면 하느님의 성전 안에는 무엇이 있어야 하겠습니까? 있어서는 안될 것은 무엇이겠습니까? 내 마음은 성령께서 활동하시는 곳입니까? 음행, 탐욕, 미움, 교만, 이기심과 같은 것이 들어찬 장사의 소굴이 되고 있지는 않습니까?
“이것들을 여기서 치워라. 다시는 내 아버지의 집을 장사하는 집으로 만들지 마라.”하신 예수님의 말씀따라 내 마음 속을 깨끗이 비워내고 하느님께서 머무르실 수 있도록 내어드립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