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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부님 강론

  집사들은 자신의 것이란 없었습니다. 단지 주인의 재산을 관리하고, 주인의 명에 따라서 모든 일을 처리하는 사람입니다. 만약 집사가 자신의 마음대로 관리를 했다면, 분명히 주인에게 불려가서 호된 꾸중을 듣고 난 다음에 쫓겨나게 됩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이런 집사에 대해 말씀하십니다. 주인이 자기 마음대로 재산을 낭비한다는 소문이 들리는 집사를 불러다가 “자네 소문이 들리는데 무슨 소린가? 집사 일을 청산하게. 자네는 더 이상 집사 노릇을 할 수 없네."(루카 16,2) 하고 말합니다. 그러자 집사는 앞으로 먹고 살 것을 생각하여, 비록 자신의 것은 아니지만, 주변사람들에게 선심을 씀으로써 미래를 계획해 둡니다. 그러나 주인은 이상하게도 그런 약삭빠른 집사를 칭찬합니다. 왜 칭찬했을까요?

 

  이것을 우리의 이야기로 해보면 이해가 될 것입니다. 하느님은 태초에 아담과 하와를 지어내시고, 세상 만물을 관리하도록 하셨습니다. 그래서 아담과 이브는 에덴동산에서 먹고 놀면서 지낸 것이 아니라 온갖 동물을 관리하고 나무들을 관리하면서 살았습니다. 그러나 그 어느 것도 아담과 하와의 것이 아니었습니다.

  우리는 소유하고 있는 것이 많습니다. 자녀, 집, 돈, 차도 있고, 능력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 어느것 하나도 죽어서 가지고 갈 수 있는 것은 없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이 모든 것을 관리하는 집사일 뿐입니다. 그러므로 자녀도 자신의 뜻이 아니라 하느님의 뜻에 맡게 양육해야 하고, 집도 돈도 차도 모두 하느님의 뜻에 맞게 사용하고 관리해야하며, 우리가 가진 많은 능력들도 하느님을 위해 사용해야만 합니다.

 

  그러나 그렇지 못하고 자기 마음대로 사용하다가 하느님이 “아무개야 너는 내가 관리하라고 준 것을 네 멋대로 사용하니까, 이젠 널 내가 불러들여야겠다. 한달뒤에 널 데려갈테니 준비해라”하고 말씀하신다면 우리는 어떻게 하겠습니까?

  일단 죽는다니까 두렵고 겁나지만, 죽고 난 다음에 하느님 앞에 갈 면목이 없다 싶어 그동안 미안했던 사람들과 얼른 화해하고 자신의 재산을 사회복지 기금으로 주고, 자신이 가진 능력들을 남들에게 전해주느라 참으로 바쁠 것입니다. 비록 곧 데려갈 영혼이지만, 그렇게라도 하느님의 뜻에 맞는 행동을 한다면 하느님은 흐뭇해하시면서 칭찬을 하실 것입니다.

 

  우리는 집사, 즉 관리자로서 이 세상을 살아갑니다. 그 무엇도 영원히 나의 것이란 없습니다. 우리는 그저 이 세상에서 주인의 뜻대로 관리한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됩니다. 관리한다고 생각하면, 그동안 집착 때문에 신경쓰이고 놓을 수가 없었던 모든 세상의 재화들을 놓을 수가 있게 되고 마음을 비울 수 있게 됩니다. 또한 세상 재화를 위해 나의 능력과 탤런트를 할애하던 생활과는 달리 하느님과 세상복음화를 위해 나의 능력과 가진 것을 사용하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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