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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부님 강론

 

  힘세고 능력있는 사람은 다른 누군가의 도움을 필요로 하지 않습니다. 혼자서도 무엇이나 척척 해냅니다. 그러나 능력이 모자라고 힘이 약한 사람은 다른 누군가가 함께 일하고 도와주지 않으면 척척 해내지를 못합니다. 그래서 자기를 도와줄 누군가를 끊임없이 찾아야 하고, 그 사람의 비위를 맞춘다거나 동정심을 유발해서라도 도움을 얻고자 합니다. 그렇게 도움을 받아본 사람은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할 때, 얼마나 고마운지를 압니다. 그래서 아주 몰상식한 사람이 아니라면 그 고마움을 잊지 않고, 자신이 도울 수 있는 누군가가 청할 때에 기꺼이 도움을 줄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이땅에 사람이 되어 오셨습니다. 무엇보다도 땅에 살고 있는 우리와 가까운 곳으로 다가오셨습니다. 왜 그렇게 하셨겠습니까? 가까이 있고, 함께 있지 못하면 사랑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먼저 하느님께 다가가지 못하고 서성이며 있기에, 당신이 먼저 우리에게 가까이 다가오신 것입니다.

  그 모범을 통해 우리도 이제는 방법을 알았으니, 당신께로 가까이 다가서고, 가까운 곳에 머물러 있기를 바라셔서 예수님은 이땅에 오신 것입니다. 이것이 하느님께서 예수님을 통하여 보여주신 하늘의 징표입니다.

  우리를 사랑하시는 예수님께서는 성체, 말씀, 성사, 믿는 이들을 통해 우리 가까이에서 함께 머물러 계시고자 하십니다. 하늘의 징표는 이천년 전에 예수님의 죽음으로 끝난 것이 아니라 지금도 우리 삶 한가운데에서 계속 보여지고 있는 것입니다.

 

  사실 함께 있을때보다 혼자서 지내는 것이 더 편할 때도 있습니다. 결혼생활을 잘 해나가면서도 혼자 지낼 때의 편함을 그리워하는 때도 있듯이 말입니다. 그래서인지 많은 사람들은 겉으로, 일상적으로, 업무적으로는 만나려고 하면서도, 자신의 속마음을 드러내는 것은 꺼려합니다. 진심으로 서로에게 다가가려 하는 것을 두려워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예수님을 통해 하늘의 징표를 보았습니다. 지금도 보고 있고, 그 징표를 통해 보여지는 하느님의 사랑을 체험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우리도 서로에게 좀더 가까이 머물러 있는 이웃이 되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하느님께 좀더 가까이 나아가고자 끊임없이 노력하는 자녀들이 되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십자가의 죽음을 각오하고서라도 말입니다.

 

  우리는 내 힘으로 넘을 수 없는 벽을 뛰어넘어 하느님과 가까운 이웃이 될 수 있도록 도움을 받았습니다. 그 고마움을 이제 돌려줄 때입니다. 하느님과 화해하고 이웃과 화해하기 위해, 또 내가 마음의 문을 열고 좀더 가까이 다가서기 위해, 먼저 허물어야 할 마음의 장벽, 나의 욕심이 있다면 그것은 무엇입니까? 그 벽을 먼저 허물고, 하느님과 이웃에게 가까이, 한걸음 더 나아가기 위해 여러분은 무엇을 하시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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