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독서의 말씀에서 바오로 사도는 다음과 같이 이야기합니다 : “그 한 사람의 범죄로 그 한 사람을 통하여 죽음이 지배하게 되었지만, 은총과 의로움의 선물을 충만히 받은 이들은 예수 그리스도 한 분을 통하여 생명을 누리며 지배할 것입니다.”(로마 5,17)
바오로 사도는 하느님께 대한 불순종 때문에 인류에게는 고통과 죽음이 주어졌으며, 전쟁, 폭력, 난민, 기아, 가난, 질병 등 고통과 연관된 문제들의 근본 원인은 바로 하느님께 대한 불순종이라고 생각하였습니다. 이에 반해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하느님께 대한 완전한 순종을 통해 죽음을 받아들이고 또 이겨내셨다고 믿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들 또한 주 예수 그리스도께서 걸어가신 그 길을 따라간다면 영원한 생명을 얻을 수 있다고 믿었습니다.
바오로 사도는 ‘그리스도 우리의 평화’(에페 2,14)라고 가르치는데,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십자가로 우리를 “하느님과 화해”시키셨기 때문입니다. 전통적으로 교회는 고통과 징벌의 상징인 십자가가 예수님의 완전한 순종을 통해 우리를 하느님과 이어주는 다리, 교량(橋梁)이 되었다고 이해합니다. 인생의 걸림돌로 여겨지던 십자가는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구원을 향한 디딤돌이 되었습니다.
오늘 복음에 나오는 비유의 말씀이 전하듯, 우리도 영원한 생명을 얻기 위해서는 ‘깨어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단순히 눈을 뜨고 있는 것이 깨어있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깨어 있지 못함’의 특징 가운데 하나가 ‘하느님의 뜻에 순종할 때임을 망각함’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고통에 직면하게 되었을 때, 사람들이 자주 보이는 미움, 원망, 시기, 질투, 탐욕, 거짓 등은 그 순간에 집중해야 할 의미가 대상을 놓치게 할 수 있습니다. 화내거나 실컷 비난하다 보면 본래 목적하던 바조차도 깜빡하는 사람들의 모습처럼 말입니다. 이런 망각의 위험을 경계하는 마음이 고달픈 가운데서도 잃지 않는 하느님과의 일치, 평화를 가져다 줄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기름을 준비하고 등불을 켜는 사람이 깨어있는 사람이라고 말씀을 합니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시는 기름은 친절, 인내, 나눔입니다. 이것은 바로 사랑, 희망, 믿음의 등불이 될 것입니다. 바로 이런 사람들이 깨어있는 사람이고, 이런 사람들이 ‘회개’의 삶을 살아가는 것입니다. 오늘 하루도 주님을 따르며 생각과 의식이 깨어있는 삶을 기약하며 시작해 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