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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부님 강론

  지난 연중 제17주일부터 시작하여 5주간 동안의 매 주일에, 우리는 요한복음 6장의 말씀을 차례대로 들었습니다. 오늘의 이야기는 그 끝부분인데, 사실 '생명의 빵에 관한 담화'라고 일컫는 요한복음 6장은 '오천명을 먹이신 기적'과 그 이후에 예수님께서 당신이 메시아이심을 직접 말씀하시는 대목입니다.

 

오늘 복음의 이야기 중에는 예수님께서 메시아이심을 직접 드러내놓고 말씀하실 때에 이를 거북하게 여겨 예수님을 떠나가는 제자들과, 여전히 예수님 곁에 남아있는 제자들의 상이한 반응을 전해주고 있습니다. 즉 어떤 선택을 했든 서로 다른 입장의 두 부류 모두가 예수님께서 빵을 많게 하여 사람들을 배불리 먹이신 기적과 그에 이어서 당신이 메시아이심을 직접 선포하신 두 가지 행위를 똑같이 목격했다는 것입니다. 누구도 예외없이 빵을 배불리 먹는 기적을 체험한 사람들이라는 것이죠. 이들을 앞에 두고서 예수님께서는 자신이 바로 하느님이시며, 당신을 통해서만이 하느님께서 구원을 이루신다고 말씀하십니다. 또한 오늘 복음에서 유다인들 혹은 예수님을 따르는 제자들 가운데 일부가 거북해하는 이야기가 바로 이것입니다. ‘예수님이 유일한 구원의 통로이며, 그분이 곧 하느님이다’는 이야기 말입니다.

 

빵을 많게하는 기적을 보며, 하느님이 아니고서는 하실 수 없는 일을 하시는 예수님의 놀라운 권능을 찬양했던 동시에(예수님이 하느님처럼 보이는 경험) 스스로를 구세주 그리스도라 증언하는 예수님의 말을 믿지 못할 뿐 아니라 거북해하는 사람들의 이중적인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이에 반해 베드로는 예수님께서 직접 가르치신 대로 그분이 하느님의 메시아이심을 고백하며 예수님 곁을 지킵니다. 과연 이런 반응의 차이는 어떤 이유에서 기인했을까요? 예수님을 떠난 이들은 불과 좀전에 기적을 행하신 예수님의 모습을 금새 잊어버렸습니다. 즉 이해할 수 없는 말을 하시는 예수님은 ‘이해할 수 없는 일’(기적) 그러나 동시에 그들이 간절히 보고싶어했던 일을 보여주셨던 바로 그분이심을 망각했습니다. 기적을 행하신 그분이 지금 스스로를 메시아라고 말씀하시는 바로 그분이신데 말입니다.

 

반면에 베드로는 말합니다 : "주님께는 영원한 생명의 말씀이 있습니다......"(요한 6.68-69)

그는 기억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하신 일을 통해 당신이 누구신지, 어떤 분인지를 드러내셨고, 그것이 당신의 말씀과 일치하고 있음을 본 것입니다. 남들보다 더욱 확고한 믿음이 있어서가 아니라, 눈앞의 이해하기 어렵고 납득하기 어려운 모습만으로 예수님을 판단하지 않았기 때문에, 예수님께 매력을 느꼈던 장면, 예수님께서 메시아라고 느껴지는 긍정적 모습도 함께 떠올리며 예수님이 누구이신지를 이해하려 노력하는 모습이 다를 뿐입니다.

 

우리도 누군가의 장점을 봤을 때, 단점으로 인하여 장점을 잊어버리지 않도록 잘 간직해 둘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 남들이 그의 부정적인 모습만을 두고 비난하며 욕할 때, 그래도 그의 장점을 같이 떠올린다면 비난하거나 미워함으로 인해 죄지을 기회도 좀 더 피할 수 있고, 눈앞의 모습만으로 '판단해 버리는 잘못'을 뒤늦게 후회하며 머쓱해 할 일도 줄어들 것입니다. 

그렇게 전인적인 모습, 그 사람의 면목을 골고루 같이 봐야 합니다. 이것이 바로 사랑입니다.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먼저 그러하셨듯, 우리가 서로의 단점이나 그로 인한 고통을 사랑으로 대하면 서로에게 사랑으로 갚을 줄 아는 공동체가 확장되어 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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