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제1독서의 말씀에 나오는 이야기의 앞부분을 보면, 엘리야 예언자는 기근이 들어 먹을 것 없는 나라에 살고 있었고 당시 임금이 비호하는 거짓예언자들을 거슬러 하느님의 뜻을 지키도록 경고의 메시지를 전하다가 죽음의 위협에 시달렸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오늘 독서말씀에서처럼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는 동굴 속으로 피신해 들어갔습니다. 모든 사람에게 외면받고 홀로 남겨진 그를 먹여 살리시는 분은 하느님이셨습니다. 그분의 천사가 허드레 음식이 아닌, 따뜻한 빵을 가져다줍니다. 그렇게 엘리야를 먹이시는 주님께서는 그 이유를 다음과 같이 말씀하십니다. “일어나 먹어라. 갈 길이 멀다.”(1열왕 19,7)
지난주에 이어서 우리는 ‘생명의 빵’에 대한 예수님의 말씀을 듣고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나는 하늘에서 내려온 살아있는 빵이다.’ 라고 거듭거듭 강조해서 말씀하십니다. 이렇게 말씀하시는 이유 또한 그 빵을 우리가 받아먹도록 하시기 위해서입니다.
우리는 그 생명의 빵을 성체성사의 신비를 통해 받아먹고 있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자기 사명을 수행하다 지친 엘리야를 몸소 먹여 살리시고, 그가 남은 사명의 길을 끝까지 걸어가도록 힘을 불어넣어주셨습니다. 이제는 예수 그리스도의 몸과 피를 받아모심으로써, 하느님의 나라에 들어가기까지 나그네의 길을 걸어가고 있는 우리를 먹여살리고자 하십니다. 그래서 제2독서의 바오로 사도의 말씀처럼, ‘하느님의 사랑을 받는 자녀답게 하느님을 닮아’ 서로 너그럽고 따뜻하게 대하고 용서하는 사랑의 삶을 살 수 있도록 하시려는 것이 바로 예수님께서 성체성사를 통해 우리에게 베푸시는 놀라운 사랑입니다.
감염병으로 인한 안전상의 문제등으로 인해 모든 교회생활의 정점이며 중심인 성체성사에 참여할 기회를 온전히 마련해 드릴 수 없어 저도 안타까운 마음이지만, 그럼에도 이 시간이 길어짐에 따라 많은 이들이 '성체를 모시고픈 간절함'과 '성체성사의 은총에 대한 확고한 믿음'이 엷어지지 않기를 먼저 기도합니다. 하느님께서는 (비록 일시적으로는 그 기회가 충분치 못하다 하더라도) 여전히 우리에게, 신선한 영혼의 음식인 성체와 성혈을 마련해주시며 오늘도 말씀하십니다 : “일어나 먹어라. 갈 길이 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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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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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의 빵! 의미를 되새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