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의 제자들은 안식일임에도 남의 밭에 들어가 밀 이삭을 훔쳐 먹습니다. 이것을 보고 바리사이들은 그들의 스승인 예수님을 탓합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당신이 안식일의 주인이라고 하시며 “‘내가 바라는 것은 희생 제물이 아니라 자비다.’ 하신 말씀이 무슨 뜻인지 너희가 알았더라면, 죄 없는 이들을 단죄하지는 않았을 것이다.”라고 말씀하십니다.
안식일에 쉬라는 계명은 자신을 위한 노동과 벌이를 멈추고, 주님과 이웃을 생각하는 시간을 가지라는 뜻이 있습니다. 탈출기에서 설명되는 안식일의 법은 하느님의 창조사업을 기념하기 위한 관습이지만, 후대의 기록인 신명기에서는 출애굽 사건을 통한 구원과 해방을 기념하는 관습의 의미가 부여됩니다. 그러니 하느님께서 이루어주신 구원과 해방을 이웃들에게 선사하고 나누는 정신이 안식일의 뜻이기도 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율법에 얽매인 바리사이들은 휴식은 취할지언정 오히려 그렇게 하지 못하는 처지에 있는 이들, 다시 말해 자비를 베풀어 해방과 자유를 누리도록 돌보아야 할 약자들을 나무라는 사람들었습니다. 하느님께 봉헌도 하고 이웃을 위해 나눌 줄도 알아야 한다고 정해놓은 율법이 그 반대로 하느님 앞에서 자랑하고 이웃을 판단하는 것으로 전락해 버린 것입니다. 안식일은 사랑이 목적이고 자비가 목적이기에 오히려 미워하고 자비하지 못하면 안식일 법을 지키지 않는 것입니다.
주일을 거룩히 지내기 위하여 여전히 교회법에는 그리스도교 신자들이 주일에 ‘파공(罷工)의 의무’를 지키도록 정해져 있습니다. 단순히 노동을 하지 말아야 한다는 뜻이 아니라, 자신의 삶을 위해 중요한 노동행위를 멈추고서라도 더 우선적으로 실천해야 할 ‘사랑과 자비’가 주일을 거룩히 지내는 정신임을 이 계명은 말해 줍니다. 아울러 이런 정신을 기억하고 실천하는 가운데 우리는 주님께 받은 은혜에 감사와 자비로 보답하고자 합니다. 주일을 거룩히 지내는 계명 뿐만 아니라 예수님께서 강조하신 ‘자비의 정신’을 잊지 않고 실천하고자 애씀으로써 우리의 나날도 주님께 더 돌려드리고 이웃을 용서하고 도와주는 목적의 거룩한 시간이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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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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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말씀 잘 들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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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