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유대인 랍비가 길을 가고 있었습니다. 그때에 같은 길을 계속 걸어가고 있던 한 사람이 랍비를 알아보고 인사를 건넸습니다. 그 사람의 외모는 썩 호감이 가는 인상이 아니었습니다. 그러자 랍지는 인사를 받기는 커녕 오히려 모욕적인 말을 했습니다. “추한 놈 같으니라구! 너희 동네 사는 놈들은 다 너처럼 징그러운 놈들이냐? 너희 마을 놈들은 너처럼 모두 징그러운 놈들이냐?”
행인은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글쎄요, 나는 잘 모르겠습니다. 나를 만드신 조물주에게 가서 물어보십시오, 그분이 만든 내가 왜 이렇게 추한 모습인지 말입니다.”
랍비는 그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을 보고 그를 만드신 조물주를 욕한 셈이 된 것이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살인하지 말라”는 계명의 참뜻을 설명하시면서, 이웃을 욕하고 분노를 드러내는 것까지도 사람을 죽이는 행위와 다를 바가 없다고 하십니다. 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해서 이웃을 욕한다는 것은 사람을 지어내신 하느님의 뜻을 전혀 의식하지 않는 사람이기에 그렇게 욕할 수 있는 것입니다. 자살이든 타인의 생명을 해하는 것이든, 살인이 생명의 주인이신 하느님의 영역을 침해하기에 죄가 되듯이, 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이웃을 욕하는 것 역시 세상의 옳고 그름을 내 기준에 맞추어 사는 사람이나 택할 수 있는 잘못입니다.
직접적인 살인은 하느님을 거스르는 잘못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다른 이들에게 자신의 일그러진 감정을 분출하는 분노, 화해를 거절하는 마음, 복수심 속에 감추어진 분노까지도 피해야 합니다. 그리고 타인을 멸시하고 업신여기는 행위, 마음속으로부터 타인의 존재를 의식하지 않는 것까지도 하느님의 사랑의 행위인 창조사업을 거부하는 것임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를 구원하시고자 생명을 주시고 세상을 만드셨습니다. 하느님 나라를 얻고자 하는 우리들은 믿지 않는 사람들보다는 생명을 존중하는 의식에서 좀더 깨어있는 모습, 좀더 나은 행실을 보이며 살아가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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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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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