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부님 강론
우리가 봉사하거나 선행을 행할 때에, 물론 기쁜 마음과 겸손한 자세로 묵묵히 일하기도 합니다마는, 때로는 어떤 작은 대가를 살며시 기대하거나 누군가가 내 수고와 마음을 알아주기를 은근히 바라는 마음도 생기는 것이 사람의 약한 모습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그러나 섬김은 그 자체로써 큰 기쁨이어야 합니다. 대가를 얻기 위해서 섬기고 봉사한다는 것은 그 자체로 이미 영원한 생명과는 거리가 먼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제베대오의 두 아들은 철없는 마음으로 예수님께 영광의 자리를 청합니다. 그런데 다른 제자들이 화를 냅니다. 자기네들도 제베대오의 아들들과 같은 심정으로 은근히 그런 영광과 대가를 바라고 있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바로 이런 모습, 이웃을 위해서, 세상을 위해서 기꺼이 십자가를 지고 가는 것을 포기하고 싶게끔 꼬드기는 유혹에 약한 모습이 바로 우리의 모습이 아닐런지요?
이에 반하여 예수님께서는 그 제자들에게 말씀하십니다. 영광의 자리를 얻는 것은 조건없는 사랑으로 한없이 섬기며 살아서 십자가의 고통마저도 달게 받을 수 있을 때에 하느님께서 주시는 것임을 말입니다. 이 사실을 예수님의 빠스카 신비를 목격하고 나서야 사람들은 비로소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참된 섬김은 세상 사람들이 내 진심을 몰라주고, 때로는 오해하고, 오히려 핍박하거나 모욕을 준다고 하더라도, 섬김의 삶을 살아간다는 그 자체가 기쁨이 되고 그리스도의 빠스카 신비에 동참할 수 있음에 영광스럽게 여기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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