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에 이어서 오늘의 복음은 최후의 만찬 후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을 위해 기도하시는 대목의 말씀을 들려주고 있습니다. 제자들을 위해 하느님 아버지께 기도하시는 예수님의 마음, 다가올 고통 앞에서도 제자들을 걱정하시는 예수님의 사랑을 느끼게 됩니다.
제자들과 함께 있는 동안, 예수님은 제자들을 지켜주셨습니다. 사랑이신 하느님, 그 하느님께서 모든 사람을 구원하신다는 사실을 잘못 이해하고 있던 오류에서 제자들을 지켜주십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는 법을 제대로 지키지도 않으면서 규정 자체에만 얽매여서 사람 하나를 살리는 일까지 외면하는 몇몇 사람들의 형식주의 같은 악함에서 제자들을 빼내어 주셨습니다. 예수님을 왕으로 모시려 드는 사람들, 그들을 통해 부와 명예를 얻을 수 있다는 헛된 희망과 유혹에서부터 제자들을 보호해주셨습니다.
그런데 이제 예수님은 미리 예고하신 대로 제자들의 곁을 떠나가시게 됩니다. 그들을 온갖 오류와 악랄함과 유혹 속에서 지켜주는 든든한 방패막이셨던 예수님은 제자들이 당신 없이도 예수님과 함께 있었을 때처럼 하느님의 진리에 어긋남이 없는 모습으로 살아가기를 바라셨고, 그래서 하느님 아버지께서 이제는 친히 당신을 믿는 사람들을 지켜주시도록 기도하십니다. 자신보다도 제자들을 먼저 걱정하시는 예수님의 마음이 전해져옵니다.
제자들을 예수님이 지켜주셨지만, 이제는 하느님께서 친히 그들을 지켜주시기를 청하십니다. 제자들은 항상 모여서 함께 있지 않고, 언젠가는 세상 곳곳으로 흩어져 나갈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파견된 사람들이 흩어져 있는 가운데서 일치를 이루며 서로 사랑할 수 있도록 지켜주십사 청하시는 예수님의 기도가 오늘의 복음말씀이다.
우리가 살아가는 이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를 보십시오. 눈앞의 이익 하나 때문에 소리없이 죽어가는 생명이 얼마나 많습니까? 이름없고 소리조차 내지 못하는 약한 생명에서부터, 힘이 없다는 이유로 버림받는 아이들과 노인들, 그밖에도 부당한 힘에 억눌려서 신음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이 전세계 곳곳에서 아우성을 칩니다. 또한 별별 이상한 가르침으로 사람들을 현혹하고, 그들의 삶을 망가뜨리는 희한한 가르침과 오류들이 사람들을 혼란스럽게 하고 마음을 어지럽게 합니다. 그렇게도 악하고, 오류가 많은 세상 속에서 살아가는 우리들을 두고 예수님께서는 오늘도 기도하십니다. 하느님 아버지께서 우리들을 몸소 지켜주십사 간절히 기도하십니다.
우리의 마음 속에서 기도하고픈 마음이 일어날 때, 그것은 우리를 통해 형제들의 일치를 이루시려는 예수님의 성령께서 기도하시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도 그런 마음을 외면하고 세상살이에만 쫓겨서 살 것이 아니라, 틈틈이 스스로와 형제들을 위해서, 예수님처럼 기도해야 합니다. 그것이 예수님의 간절한 마음을 받아들이고 세상 안에서 파견되어 살아가는 우리 제자들이 일치를 이루는 방법입니다.
비록 지금은 갈등을 겪고 서로를 힘들게 하기도 하고, 분열되어 있는 형제들일지라도, 우리가 어떤 어려움 속에서도 하느님의 사랑을 잃지 않는 방법, 하느님의 참진리에서 벗어나지 않고 살아가는 방법은 예수님을 본받아 서로를 위해 기도하는 것임을 잊지 맙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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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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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살 아이를 어린이집에 처음 혼자 보냈던 날이 생각납니다.
세상 곳곳에서도 일치를 이루며 서로를 위해 기도하고 사랑하도록.. 아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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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