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복음말씀은 우리와 하느님의 관계는 포도나무와 그 나무에 붙어있는 가지들 같다는 비유의 내용입니다. 우리가 하느님과 이렇게 붙어있고, 하느님과 붙어있지 않고서는 제대로 살아갈 수 없다는 것을 가르쳐주시는 말씀입니다. 그래서 포도가지인 우리는 포도나무인 하느님께 의지하며 그분에게서 생명력을 받아, 많은 열매를 맺기 위한 존재임을 기억하게 됩니다. 그런데 복음의 마지막 부분에 있는 말씀에 잠시 머무르게 됩니다 : “너희가 많은 열매를 맺고 내 제자가 되면 내 아버지께서 영광을 받으실 것이다.”
어찌하여 열매를 맺는 것이 우리를 위한 것이 아니라, 하느님 아버지께서 영광을 받으시도록 되는 것일까? 하느님께서 영광을 받으신다는 것이 우리와 무슨 상관일까? 하고 생각해볼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는 하느님을 믿습니다. 우리가 포도나무인 하느님 아버지와 떨어지지 않음으로써, 하느님 아버지의 말씀에서 생명력을 얻어서 그 말씀대로 살아가기 때문에 열매를 맺게 됩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맺는 열매는 하느님의 이름을 드러내는 것이며, 하느님과 아무 상관없이 이루어지는 일이 아닙니다. 그러므로 내 삶에서 맺어지는 좋은 열매는 내가 하느님을 믿고, 나를 통해서 하느님의 존재하심과 그 뜻이 믿지 않는 이들에게까지 알려지게 되므로, 그분께 영광을 드리는 일이 됩니다.
또한 내가 믿는 하느님이 참으로 계시고, 그분께서 영광을 받으심으로써 내 믿음이 정당하다는 것을 증명하는 일이 되기도 합니다. 그래서 좋은 열매를 맺으면 포도나무이신 하느님과 더욱더 긴밀하게 잘 붙어있는 포도가지가 될 수 있습니다. 포도나무와 잘 붙어있어서 이렇게 계속 생명력이 넘치는 싱싱한 가지로 남아있고, 계속 많은 열매를 맺으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그 삶 자체가 바로 하느님 나라에서의 행복한 생활이 아니겠습니까? 그 생애 전체가 구원을 미리 체험하며 사는 순간의 연속이 되지 않겠습니까?
신학생 시절, 전례에 관하여 가르쳐주신 신부님께서 수업 시작 전에 늘 바치셨던 기도가 생각납니다 : “주님, 저희와 함께 계시어, 이 시간이 주님께는 찬미와 영광이 되고, 저희에게는 유익한 시간이 되도록 이끌어주십시오.”
우리의 온 삶이 이 기도와 같은 모습이 되도록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오늘을 지내면서, 내가 하느님께 영광을 드릴 수 있는 일은 무엇인지 찾아보는 시간을 가져보도록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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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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