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누구든지 자신을 높이는 이는 높아지고 자신을 낮추는 이는 낮아질 것이다

 

“잔칫집에서는 윗자리를, 회당에서는 높은 자리를 좋아하고, 장터에서 인사받기를, 사람들에게 스승이라고 불리는 사람들” 덕분에 우리는 한 가지 사실을 배우게 되었습니다. “누구든지 자신을 높이는 이는 낮아지고 자신을 낮추는 이는 높아질 것이다.”는 사실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율법 학자들과 바리사이들을 질책하십니다. 이유는 그들이 “말만 하고 실행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들이 하는 일이 모두 사람들에게 보이기 위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예수님 당시 유대 회당의 전면 단상에는 “모세의 자리”라는 곳이 있었습니다. 율법학자들은 거기에 앉아 설교를 했습니다. 그리고 성구갑을 이마와 왼팔에 맸습니다. 성구갑은 신명기 6장의 “이스라엘아 들어라.”라는 말로 시작되는 하느님의 말씀을 넣은 작은 용기입니다. 이것은 “이것을 너희는 너희 손에 감은 표징과 너희 이마에 붙인 기념의 표지로 여겨, 주님의 가르침을 되뇔 수 있게 하여라.”(탈출 13,9), “이것을 네 손에 감은 표징과 네 이마에 붙인 표지로 여겨라.”(탈출 13,16), “또한 이 말을 너희 손에 표징으로 묶고 이마에 표지로 붙여라.”(신명 6,8)라는 말씀을 따라서 한 것입니다. 바리사이들은 실제로 하느님을 사랑하라는 말씀을 몸에 지니고 다녔습니다. 이것은 하느님의 말씀을 온전히 받들기 위한 노력이었습니다.


그러나 본래의 좋은 의도로 시작되었던 이 노력은 오히려 하느님께로부터 멀어지는 결과를 초래하게 되었습니다. 그들이 하는 일이 모두 사람들에게 보이기 위한 허영으로 변질되었기 때문입니다. 타인의 눈을 의식하며 자신을 높이고 싶어 하는 허영심으로 하느님의 말씀을 받든다는 것은 위선입니다.


예수님은 당신을 따르는 군중과 제자들에게 “누구든지 자신을 높이는 이는 낮아지고 자신을 낮추는 이는 높아질 것이다.”고 하십니다. 허영심을 버리고 자신을 낮추는 마음가짐으로 말씀을 받드는 사람이 되라고 예수님은 말씀하십니다.


우리는 “하느님의 말씀”을 간직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교회에서, 가정에서, 또는 내가 속한 어떤 공동체에서 “나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하느님의 말씀”을 간직한 신앙인으로서 내가 차지하고 있는 “나의 자리”를 되돌아봅시다. 어떤 자리에서 어떤 말을 하고 어떤 행실을 하고 있는가, 스스로 되돌아봅시다. 허영을 버리고 겸손한 마음으로 하느님의 말씀을 받들어 간직합시다. 우리의 행실을 하느님 사랑과 이웃 사랑의 실천으로 만들어 갑시다.

 

병원사목부 이종민 마태오 신부

(2017년 11월 5일 연중 제31주일)

?

SCROLL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