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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부님 강론

 오늘 복음에서 요한 복음사가는 분명하게 선언하고 있습니다. “아드님을 믿는 이는 영원한 생명을 얻는다”(요한 3,36) 고 말입니다. 이 말씀에 따르면 그리스도께 대한 믿음은 생명을 가져다줍니다. 그 믿음이 어떻게 생명을 가져다줄 수 있습니까? 믿음은 결단을 통해 드러날 때에, 생명력이 있습니다.

 

  결단에 대해서 잠시 생각해봅니다. 쉬고 계신 교우분들이 있습니다. 그분들에게 성당에 가자고 권유하면 여러 가지 대답을 들을 수 있을 것입니다.

“나중에 천천히 가지 뭐....”, “가기는 가야 되는데....”, “내 앞에서 성당 가자는 소리는 입밖에 꺼내지도 마시오....”

 

  진정으로 하느님을 찾고, 하느님을 믿으며 생활하기를 바라는 마음을 지닌 분이라면 아마도 “언젠가 나가기는 해야 하는데....” 하고 말씀하실 것입니다.

  그런데 이런 분들은 성당에 나가지 않고 신앙생활하지 않는다는 사실 때문에 하느님 앞에서 죄송하다는 죄책감을 안고 사는 경우가 적잖습니다. 이 경우, ‘가야 하는데’라고 생각은 하지만 섣불리 성당에 가지를 못합니다. 이유야 다양하게 존재하겠지요. 그러나 어쨌든 ‘에라 모르겠다’ 하는 심정으로 두눈 질끈 감고 성당으로 향하는 발걸음을 떼어놓는 것이 바로 그 사람에게 필요한 결단입니다. 이런 결단이 죄책감에서 벗어나게 해주고, 하느님께 대한 자신의 믿음을 드러내줍니다.

 

  이렇게 믿음은 하나의 결단으로 드러나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 우리는 단순함의 미덕을 배워야 합니다. 뒤에 서있는 사람이 받쳐줄테니 몸을 맡기고 넘어지라고 말합니다. 오만가지 생각이 들 수 있고, 과연 넘어질지 말지 갈등할 수도 있지만, 그 사람이 나를 안전하게 받아줄 것이라고 여기는 마음 때문에 넘어질 수 있습니다. 실제로 넘어졌을 때 그가 나를 편안하게 받아주면, 그 놀이는 나에게 기쁨이 될 수 있습니다.

 

  하느님의 뜻을 따르는 데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에게 주어진 하느님의 모든 뜻과 계명은 우리에게 영원한 생명을 주시기 위해 마련하신 것임을 기억하고 그저 따르는 단순함이 필요합니다.

  어려운 사람을 보고 도와줄까 싶어 지갑을 열었을 때, 그 돈으로 무엇을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면 결코 도와주기가 쉽지 않습니다. 진정으로 도와주고 싶을 때에는 그저 그것만을 생각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런 단순함으로, 우리도 영원한 생명을 얻도록 합시다.

  우리를 사랑하시고 구원하시는 하느님의 뜻이기 때문에 기꺼이 따르는 우리의 믿음은 영원한 생명을 가져다줄 뿐만 아니라, 마음의 평화와 안도감, 기쁨도 덤으로 안겨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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