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우리 하느님은 한 분이신 주님이시다.”(신명 6,5; 마르 12,29)
“네 이웃을 너 자신처럼”(마르 12,31)
오늘 복음에 나오는 위의 두 문장의 ‘하느님은 한 분이시다’와 ‘너 자신처럼’이라는 표현의 공통점은 ‘다른 대상과 비교불가의 존재’를 가리키고 있다는 것입니다. 유일한 존재, 다른 무엇으로 대신할 수 없는 존재를 떠올려본다면 누가 혹은 무엇이 떠오르십니까? 우선 우리 각자가 되겠지요. 그리고 ‘하나뿐인 자녀’도 떠올려볼 수 있겠습니다. 스스로를 사랑함에도 자신만을 생각하지 않아야 하고 자식을 사랑함에도 비뚤어진 애정을 쏟지 않으려 힘써야 하겠으나, ‘타인의 죽을 병보다 내 손톱 밑의 가시가 더 아프고 다급한 것이 사람’이고, 내 자식보다 남의 자식을 더 아끼고 사랑한다는 것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그러므로 오늘 복음의 말씀을 통해 듣는 ‘하느님은 한 분이신 주님이시다’는 너무도 당연하기에 오히려 더 피상적으로 흘려넘길 수 있는 이 신앙고백이 우리의 마음 속에 새롭게 각인될 필요성을 느끼게 합니다. 거룩함에 있어서, 우리의 삶과 세상의 질서를 주관하시는 주도권에 있어서, ‘신적 초월자’로서의 권위에 있어서, 하느님은 우리에게서 그 어느 무엇과도 저울질당할 수 없는 분이어야 합니다. 그래야 비로소 ‘한 분이신 주님’이십니다.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정신을 다하고 힘을 다하여’(12,30) 하느님을 사랑한다는 것은 무척 고달픈 느낌마저 듭니다. 그런데 만약 정말 하나밖에 없는 유일한 존재, 소중함으로는 비길 데가 없는 존재를 두고서 그렇게 전심전력(全心全力)을 다한다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것이 아닙니까? 나 자신이나 외동아들,딸처럼 말입니다. 이 당연한 일을 두고 말하는 고달픔은 사랑이 묻어나기에 그 느낌마저 다를 것입니다.
우리가 하느님을 사랑함에 있어 진심으로 마음을 다하고자 했는지를 살필 때나 혹은 그런 방법을 찾을 때, 하느님의 계명을 마주할 때, 하느님은 나에게 ’한 분이신 주님‘이신지를 스스로에게 물어보면 도움이 될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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