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4일 연중 제4주간 목요일(마르 6,7-13)

  오늘 복음에서 제자들은 어떤 자세로 복음을 전해야 하는지에 대한 예수님의 가르침을 들은 후에, 그대로 가서 병자들을 고쳐주고, 사람들을 회개하라고 가르치며, 마귀를 쫓아내는 일을 하면서 복음을 전합니다. 제자들의 모습에서, 복음을 전하는 우리의 자세가 어떠해야 하는가를 잘 알 수 있습니다. 전교에는 많은 준비가 필요한 것이 아니라, 순명하는 자세와 주님을 따를 용기가 필요한 것입니다. 돈이 아니라 믿음이 필요한 것입니다. 전교가 힘들게 여겨지는 것은 자신의 힘만으로 해보겠다는 어리석음 때문입니다. 전교는 세상 끝 날까지 우리와 함께 있겠다고 하신 예수 그리스도, 우리 주님과 함께 하는 것입니다.

  한국에서라면 번화가 길거리에서 예수를 믿으라고 외치는 사람들을 볼 수 있는데, 이에 대한 부정적 경험이 누적되어 거들떠 보지도 않는 이들이 더 많습니다. 그런데도 그네들은 어찌나 당당한 모습으로 자기 할 일을 하는지요? 그들과 같이 해야 한다는 말은 아니지만, 정작 내 신앙을 드러내지 못하는 나의 용기없는 모습과 대비되는 것 또한 사실입니다.

  전교는 우리의 중대한 사명인데, 그 이유는 간단합니다. 구원의 기쁜 소식, 복음은 혼자 읽고 마는 책 속의 글자가 아니라, 모든 사람이 들을 수 있어야 하고 그 말씀을 통해서 구원받아야 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신앙의 기본은 하느님과 나와의 관계이지만, 가만히 앉아서 혼자 하느님 믿는다고 해서 구원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신앙을 영위하는 생활은 항상 공동체 안에서 이루어져야 합니다.

  이런 까닭에 예수님께서는 “가서 모든 민족을 제자로 삼아,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베풀고, 내가 그대들에게 명한 것을 다 지키도록 가르치시오. 나는 세상 끝 날까지 항상 그대들과 함께 있습니다.”라고 명령하시는 것입니다. 이웃에게 사랑을 실천하고 복음을 올바로 전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 욕심대로, 규정에만 얽매여서 혼자 구원받을 사람처럼 굴던 바리사이파 사람들이 예수님에게 신랄하게 비판받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 때문입니다.

  제자들이 예수님 말씀대로 복음을 전하기 위해서 흩어져 갔던 것처럼, 우리 주위의 이웃들에게 좀더 관심을 가지고, 내가 가진 신앙에 긍지를 가지면서, 전교하는 데에 좀더 열과 성을 다할 수 있도록 함께 마음을 모아 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