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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부님 강론

  프랑스의 신학자이며 추기경이었던 발타살(Hans Urs von Balthasar, 1905-1988)이라는 분은 삼위일체의 신비를 이렇게 설명합니다 : ‘성부와 성자간의 사랑이 지극하여, 그 사랑이 바로 성령이 되시고,  결국 내용물이 그릇에 넘치듯이 삼위일체 하느님의 성부, 성자, 성령이라는 세 위격이 나누는 사랑이 지극하여서 흘러넘친 사랑이 세상을 창조하게 되었다.’

 

  오늘의 제1독서는 그렇게 사랑이 지극하시어 세상을 창조하신 하느님을 가리켜 ‘하느님은 사랑이십니다’라고 딱 잘라서 선언합니다. 고린토 1서 13장에 나오는 ‘사랑의 찬가’에서처럼 사랑을 여러 가지로 표현할 수 있겠습니다만, 무엇보다도 타인의 기쁨과 행복을 위해 내 모든 것을 기꺼이 내어놓음으로써 자신도 행복해지고 완성되어가는 것을 사랑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하느님께서는 사랑 그 자체이시기 때문에 자신보다는 다른 존재, 특히 당신과 사랑을 나누기를 원하시는 우리 인간이라는 존재를 지극히 아끼시고 위해 주십니다. 언제나 흘러넘치는 하느님의 사랑이 이 세상의 만물이 된 것이고, 우리 인간이 된 것입니다. 그래서 당신께는 아무런 보탬이 되지 않는다 할지라도, 우리가 주님께 드리는 공로를 모두 우리의 선익으로 돌려주시고 축복으로 갚아주시는 분이 바로 하느님이십니다.

 

  그런 하느님께서 사람이 되셔서 우리에게 당부하신 말씀은 ‘너희가 서로 사랑하면, 하느님께서 너희들과 함께 머무르실 것이다’는 말씀입니다. 하느님은 사랑이시기에 서로 사랑하는 곳에는 언제나 하느님이 계실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사랑은 하느님에게서 나온 것이기 때문에 우리의 사랑이 하느님의 사랑을 닮지 못한다면 우리의 사랑은 참된 사랑이 아니라 이기심이나 소유욕일지도 모릅니다.

 

  오늘 복음에서는 물위를 걸으시는 예수님에 관해 전하고 있습니다. 사람은 물에 대한 두려움이 있습니다. 왜냐하면 예로부터 깊은 물속은 죽음을 상징했고, 사람은 바다에 빠지면 죽을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바다위를 걸어가십니다. 이것을 통해 죽음을 쳐이기는 예수님의 신원에 대해 오늘 복음은 말해주는 것입니다. 그 하느님이 오늘 우리에게 말씀하십니다. “겁내지 말고 안심하여라”

  예수님은 이제 우리에게 죽음의 공포와 두려움을 이기는 방법을 가르쳐주십니다. 그것은 바로 사랑입니다. 하느님은 바로 그 사랑 때문에 자기 멋대로 살아가는 인간을 창조하시고, 축복을 주시고, 지켜주시며, 죄를 용서해주시고, 함께 살고자 하십니다. 예수님은 우리 인간에 대한 사랑 때문에 고통과 죽음을 받아들이셨고 부활하시지 않았습니까?

 

  살아가면서 어렵고 힘들다고 느낄때, 그때의 두려운 마음을 떨쳐버리고 기쁨과 평화를 찾을 수 있는 길, 그것은 바로 사랑하려고 더욱더 노력하는 것입니다. 우리를 사랑하시는 주님께서 우리를 향해 죽음의 문도 지나서 다가오신다는 사실에 위안을 얻으면서 사랑하는 것만이 우리가 해야 할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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