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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대림 제3주일이며, 자선 주일입니다. 코로나 바이러스, 신앙적인 공백기, 내 신앙의 시험대, 일상의 생활 형태가 무너졌고, 살기 위한 격리와 단절로 인해 한 해를 마감하는 시기에 신앙인으로 하느님께 확인받고 싶은 때입니다.

 

오늘 세례자 요한은 세상이란 무대 뒤로 서서히 사라지지만, 사람들의 관심이 그리스도께로 쏠리게 된다는 사실에서 기뻐합니다. 메시아를 통한 사람들의구원이 이뤄지기 때문입니다. 요한 자신은증언하는 사람으로서 소리에 불과할 뿐, 결코 사람들을 구원할 수 없다고 말합니다. 자신은 증언자로서 하느님을 체험했고, 자기 눈으로 보고 자기 손으로 만져 본 메시아이신 예수 그리스도만이 하실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분은 진실과 거짓, 빛과 어두움, 신앙과 불신앙 사이에서 옳고 그름의 심판을 실행해 나가실 분이라고 알려주는 역할 외에 자신은 아무것도 아니라고 합니다. 교만해질 수도 있었고, 자신의 위치를 잊어버리고 위신이나 힘을 사용할 만한데도, 그는 증언하는 사람으로서의 겸손한 태도를 잊지 않고 세상을 향해 외칩니다. 요한의 증언은 목숨을 건 행동하는 증언이었습니다.

 

오늘은 자선 주일입니다. 우리 주변 이웃들에게 하느님 사랑과 이웃 사랑을 증언해야 하는 시기입니다. 나라뿐만 아니라 세상 전체가 어렵고 온통 짜증으로 일그러져 있습니다. 가정은 한숨 속에서 지내고 있고, 각 나라는 저마다 살길을 찾아 헤매고 있습니다. 우리 개개인 역시 끝없는 절망 속에서 벽장에 갇힌 것처럼 삽니다. 이 위기 속에서 필요한 것은, 작은 것이라도 나누는 손과 마음일 것입니다.

 

세상에 오시는 메시아는 우리처럼 가난한 사람의 모습으로 오셨습니다. 나의 고통에 함께 고통을 나누고, 나의 슬픔에 함께 슬퍼하시며, 나의 죽음에 함께하시며, 추운 겨울날 나와 함께 추위와 싸우고, 나의 굶주림, 육체적인 부족함과 많은 질병과 환난 속에 있는 우리에게 위로와 해방뿐만 아니라 동반자가 되셨다는 뜻입니다.

 

세상 사람들이 저마다 살기 위해 나의 고통과 절망에서 멀어지고, 외면할 때도 그분만은 언제나 어려움중에 있는 나와 함께 살기 위해 오십니다. 지금 우리가 가난한 사람에게 자선을 베푼다는 것은 곧 메시아를 맞이하는 길입니다. 자선을 통하여 메시아께서는 지금의 이 암울한 시기를 바꾸어 주실 것이라는 희망을 증언하는 것입니다. 그분은 우리의 증언대로 반드시 오실 것입니다.

 

  “구세주 메시아여, 빨리 오소서.” 아멘.

 

 

평리본당 주임 이상해 스테파노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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