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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부님 강론

  중국 남부의 광동성에 가면 상천도(上川島)라는 곳이 있습니다(广东省 江门市 台山市 소재). 작은 이 섬에는 조그마한 어느 언덕이 있고, 언덕 위에는 십자가와 자그마한 제대가 마련되어 있는데요, 이 섬에서 생을 마감한 프란치스코 하비에르 성인을 기리는 장소입니다.  

 

  프란치스코 성인은 1506년에 스페인 나바라 지방의 하비에르라는 성(城)에서 귀족의 아들로 태어났는데, 원래는 세속적인 야심이 대단히 강했으나 절친한 친구였던 예수회의 창립자 성 이냐시오 로욜라의 끈질긴 설득에 감화되어 예수회에 입회하게 됩니다. 성인은 나중에 복음을 전하러 아시아로 오게 되는데, 인도에서 거의 대부분의 생애를 복음선포에 바쳤습니다. 왜 인도였냐고요? 항해술이 발달하며 신대륙을 발견해가고 있던 그때만 해도 인도가 세상의 끝인 줄 알기도 했으니까요. 그러다가 더 동쪽으로 가면 또다른 대륙이 있음을 알게 된 성인은 중국선교를 꿈꿉니다. 중국을 향하던 중에 배가 표류하여 잘못 도착한 곳이 일본이었는데, 이곳에서도 신앙의 빛을 전파하여 그리스도교 신앙공동체를 형성시켰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당시 동아시아 무역의 신흥기지로 각광받던 마카오에서 중국선교를 준비하다가 대륙으로 상륙하여 상천도에 이르렀으나 풍토병을 이기지 못하고 죽음을 맞습니다.

 

  성인은 가는 곳마다 그곳의 가장 가난한 사람들과 함께 살며 그들의 초라한 음식과 잠자리를 함께 나누었다고 합니다. 그는 병든 사람들과 가난한 사람들, 특히 나환자들을 위해 봉사하면서 많은 시간을 보냈다고 합니다. 그래서일까요, 오늘날에는 广州등 인근 대도시에 비해서는 덜 발전된 도시임에도 불구하고 江门에는 일찍부터 신앙이 전파되어 교구가 설정되어 있으며, 여전히 예수회와 살레시오회에서 파견한 외국인 신부님들이 나환자들을 위한 구제사업을 해오고 있습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한국외방선교회 신부님들도 사천 강복촌의 나사업을 위해 필요한 일부 기술을 이곳으로부터 배워가기도 했었죠.

 

  프란치스코 성인의 복음전파의 열정은 그의 후배 예수회원들이 뒤이어 마카오와 중국 등 동아시아 전교를 이루어가는 데에 중요한 밑거름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성인을 ‘예수 아기의 성녀 데레사’(소화 데레사)와 함께 선교의 주보성인으로 공경하며,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이날을 대축일로 지내기도 했습니다.

 

  오늘 복음에 나오는 예수님의 말씀을 들으며 프란치스코 성인이 ‘나의 이 말을 듣고 실행하는 이, 자기 집을 반석 위에 지은 슬기로운 사람(마태 7,24)’임을 생각게 됩니다. ‘세상 끝까지 복음을 전하라’는 말씀을 사명으로 받아들인 후로는 이 말을 실행하는 데에 아낌없는 헌신을 하셨으니 말입니다. 이런 성인의 노력과 헌신이 우리에게까지 신앙의 씨앗을 전하여 열매를 맺었으며, 우리들의 믿음을 통하여 여전히 허물어지지 않는 튼튼한 집을 지었으니 말입니다.

  생각보다 그 삶의 흔적과 자취가 우리 삶의 가까운 곳에 남아있는 프란치스코 성인을 통하여, 당신의 말씀이 틀리지 않았음을 믿도록 우리를 북돋워주시는 하느님의 섭리에 오늘도 감사드리며 하루를 시작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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