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코로나19 때문에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교회도 예외가 아니었습니다. 코로나 때문에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그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교회가 긍정적인 변화를 경험하기도 했습니다. 신자들과 함께하는 미사가 중단되었던 지난 3월과 4월 두 차례 사제평의회가 열렸습니다. 사제대표들만 참석하는 사제평의회와 교구 평신도위원회가 함께하는 합동회의가 있었습니다. 코로나19 사태에 대응하기 위한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교구장이신 조환길 대주교님께서 평신도들의 의견을 듣기 위해 사제들만의 모임인 사제평의회에 평신도위원회를 초대하신 것입니다. 그런데 이러한 소식이 모 인터넷 매체에 소개되어 평신도들과 함께하는 교회의 긍정적인 사목사례로 평가 받았습니다. 그런데 너무나 당연해 보이는 이야기가 뉴스거리가 되었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요? 아직도 우리 한국교회는 중요한 의사결정 과정에 평신도들을 참여시키지 않고 성직자들 중심으로 교회 살림을 살고 있다는 이야기가 아닐까요?
최근에 교황청에서 나온 문서가 우리말로 번역되었습니다. “교회의 삶과 사명 안에서 공동합의성”에 관한 내용입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은 공동합의성(Synodality)이 교회의 본질적 차원이라고 강조하셨습니다. 공동합의성은 시노드(Synod)라는 라틴어에서 유래하는데요, 하느님의 백성이 함께 걸어가는 여정을 가리킨다고 합니다. 평신도와 성직자가 함께 하느님의 백성인 교회를 만들어가야 한다는 것을 뜻합니다.
제2차 바티칸공의회는 교회가 하느님의 백성임을 강조했습니다. 세례 받은 모든 이들은 하느님의 백성으로서 공통된 품위와 사명을 지니고 있습니다. “교회 안에는 다양한 봉사 직무가 있지만, 그 사명은 하나이다. 사도들과 그 후계자들은 그리스도의 이름과 권능으로 가르치고 거룩하게 하며 다스리는 임무를 그분께 받았다. 또한 평신도들은 그리스도의 사제직, 예언직, 왕직에 효과적으로 참여하여 하느님의 백성 전체의 사명에서 받은 자기 역할을 교회와 세상 안에서 수행한다.”(「평신도사도직에 관한 교령」 2항)
평신도는 결코 평범(平凡)하지 않습니다! 평신도는 하느님 백성을 구성하는 성도(聖徒)입니다. 올 한 해 동안 우리를 힘들게 했던 코로나19가 교회에 던져주는 메시지가 아닐까요? 코로나19 때문에 사제단과 평신도위원회가 함께했던 합동회의와 같은 모습이 교회 안에 확산될 수 있기를 바라며, 평신도와 성직자 모두 깨어 있는 신앙인이 되기를 기도 드립니다.
교구 사목국장 이기수 비오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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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어 있어라. 너희가 그 날과 그 시간을 모르기 때문이다.”(마태 25,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