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롤로 보로메오 성인은 신학생들의 주보성인입니다. 이탈리아의 귀족가문에서 태어나 교육도 잘받았습니다. 나중에 외삼촌이 교황님이 되셨는데, 이 교황님이 가롤로 성인을 추기경으로 임명합니다. 이때가 성인이 22살 되던 때입니다.
당시에 교황이나 추기경, 주교라고 하면 왕, 혹은 지방의 영주와 같았습니다. 자신을 위해서 힘과 권력을 사용하려고만 한다면 못할 일이 없을 때였습니다. 그러나 성인은 자신에게 주어진 힘과 기회를 교회를 위해 사용합니다.
학교를 세우고, 교회의 쇄신을 위해서 노력하였습니다. 밀라노 교구장으로 있을 때는 페스트가 온유럽을 휩쓸었습니다. 그는 사람들에게 예방법을 가르치고, 가난한 사람들을 먹이는 데에 힘을 쏟으면서, 병자들을 외면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들을 찾아가서 고해성사를 받게 하고 성체를 직접 영해 주었으며, 죽은 이들을 직접 묻어주는 등 목자로서의 사랑을 헌신적으로 보여주었습니다.
이처럼 성인은 권위와 권력을 가진 고위 성직자였지만 착하고 열심하게 한생을 살다가 가신 분이었습니다. 다른 이들을 위해 헌신하며 사셨던 분이었습니다. 자신이 가진 능력을 다른 이들을 사랑하고, 그로써 하느님이 누구신지를 알리는 데에 사용하셨습니다. 성경에 나오는 청지기(루카 16장)처럼 약삭빠르기만 한 것이 아니라, 하느님과 이웃을 위한 일에 가진 모든 것을 아낌없이 내어놓을 줄 알았던 소박하고 충직한 하느님의 청지기였습니다.
착한 일을 할 때, 의로운 일을 할 때에는 적지 않은 어려움이 뒤따르게 됩니다. 그러나 보로메오 성인의 일관된 모습은 하느님께서 도우시리라는 믿음 안에서 그 일을 멈추지 않으면, 적당한 때에 하느님께서 반드시 도움을 주신다는 사실을 알려줍니다. 우리도 세상을 관리하고 가꾸어나갈 책무를 맡은 관리자임을 생각하면서, 보로메오 성인과 같은 소박함과 충직함으로 하느님과 이웃을 섬길 수 있도록 노력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