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날에는 진복팔단을 읽습니다. 이 글이 체득되기까지는 지난한 시간이 걸립니다. 그리고 이 시간 속에서 체득한 분들이 있으니, 이분들은 성인이며 모든 신앙인이 닮을 분이 됩니다.
한 사람이 도시에 나와 성당에 나갔습니다. 그곳의 사람들은 그에게 행복에 대해서 이렇게 가르쳐주었습니다. ‘마음이 가난하면 행복합니다. 하늘 나라가 당신의 것이 됩니다.’ 그는 나누는 것으로 가난해졌고, 하느님이 하늘 나라를 자신에게 나누어주는 것을 체득하며 행복해졌습니다. 그들은 그 다음으로 ‘슬퍼하는 사람은 행복합니다. 위로를 받게 됩니다.’라는 것을 가르쳐주었습니다. 그는 슬픈 삶을 자주 찾아갔고, 그들의 슬픔이 자신의 삶을 위로해 주고 있음을 체득했습니다. 그는 그렇게 두 번째 행복에 닿았습니다. 그들은 그에게 또 ‘온유한 사람은 행복하다.’라고 가르쳐주었습니다. 그는 따뜻한 물처럼 살려고 노력했습니다. 언 것을 녹이고, 더러운 것을 벗겨냈습니다. 세상은 그에게 살 자리를 내어주었습니다. 그는 또 그렇게 행복해졌습니다. 그들은 ‘의로움에 주리고 목마른 사람은 행복하다.’라고 가르쳐주었습니다. 그는 바르게 마음먹고 바르게 행동하려고 노력했습니다. 바름이 주는 양심의 자유만으로도 그는 큰 행복을 느꼈습니다.
그들은 ‘자비로운 사람은 자비를 입을 것이다.’라고 가르쳐주었습니다. 그는 하느님께 자신에게 죄를 지은 사람들의 죄를 기억하지 못하게 해달라고 기도했습니다. 그가 더는 기억을 못하게 되었을 때, 하느님은 그의 죄를 더 이상 기억하지 않으셨습니다. 그는 행복해졌습니다. 그들은 그에게 ‘마음이 깨끗한 사람은 하느님을 볼 것이다.’라고 가르쳐주었습니다. 그는 어린 날의 깨끗한 마음을 기억해 냈습니다. 나쁘게 생각할 줄 몰랐던 그 마음을 되찾자, 나쁜 것과 섞이지 않는 하느님이 보였습니다. 그는 또 그렇게 행복해졌습니다. 그들은 ‘평화를 이루는 사람은 하느님의 자녀라 불릴 것이다.’라고 가르쳐주었습니다. 그는 타인의 불완전함을 참고 기다려주었습니다. 그의 인내를 보고 사람들은 그가 하느님을 닮았다고 말했습니다. 그래서 그는 행복해졌습니다. 그렇게 시간이 흘렀습니다. 사람들이 그를 모욕하고 박해하기 시작했습니다. 거짓말과 사악한 말로 그의 삶을 부서뜨리려 했습니다. 그는 그들이 가르쳐주었던 마지막 행복이 시작되었음을 알았습니다. 이 일이 일어났을 때 그는 그분이 보고 싶었습니다. 모욕에, 박해에, 거짓과 사악에 대한 달관이 마침내 이루어졌을 때, 하느님은 달관의 삯으로 큰 상을 주시려 하셨습니다. 그는 진정 행복했습니다. 그의 삶은 그분의 향기가 되어갔습니다.
‘모든 성인의 날’은 이렇게 살아온 분들의 날을 기억합니다. 365일의 달력은 이런 분들로 가득 차 오늘이 생겼습니다. 신앙이 겉돌지 않아 우리의 삶도 이렇게 행복하기를 바랍니다. 하느님의 입김이 늦가을, 늦은 향기로 불고 있습니다.
연일본당 주임 서정만 이시도로 신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