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28일 성 아우구스티노 주교 학자 기념일(마태 25,1-13)

  복음에서 슬기로운 처녀들은 ‘등과 함께 기름도 그릇에 담아 가지고 있었다’(마태 25,4)고 합니다. 등을 밝힌 채 신랑을 기다려야 한다면 계속 등을 밝힐 수 있는 준비와 노력도 게을리하지 않았다는 점이 어느 한 무리의 처녀들을 두고 ‘슬기롭다’라고 일컫는 이유입니다.

  등불이 신랑을 기다리는 마음이요 정성이라면, 이는 꺼트리지 말아야 할 우리의 신앙의 빛을 밝히는 것과 같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도 신앙을 잃지 않기 위해, 우리의 삶속에 비추인 신앙의 빛을 꺼트리지 않기 위해서 모종의 ‘연료’를 준비하며 살아가고자 해야 슬기로운 신앙인이 될 수 있지 않겠습니까?

  신랑이신 그리스도를 다시 만날 그때까지 신앙의 빛을 계속 밝히기 위해 우리가 준비해야 할 기름은 무엇이 있을까요?

  첫째는 '지식'입니다. 다만 이 지식은 모든 것을 다 알고 있어야 한다는 뜻이 아니라 신앙의 진리를 깨닫기 위해서 필요한 지식입니다. 아는 만큼 보이고, 보이는 만큼 느낄 수 있는 것이나 깨달을 수 있는 것도 많아질 수 있기 때문에, 어느 정도의 지식은 필요합니다. 그래서 성경을 자주 읽어서 그 말씀을 좀 더 선명하게 기억할 수 있게 된다던가, 교리의 내용 혹은 기도문 같은 것들을 잘 숙지하고 있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둘째는 '체험'입니다. 느낌을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없다고 흔히들 말합니다만, 여기서의 체험은 주관적 느낌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께로부터 온 지식의 자기내면화를 말합니다. 교리의 가르침이 어떤 구체적인 상황에 적용되어야 할 원리인지 알아가는 것이며, 피상적으로 들리던 메시지가 나와 깊숙이 관련되어 있는 것임을 깨달아가는 것입니다. 특히나 긍정적인 체험이 많다면 좀 더 적극적으로 알아가려는 태도가 생겨나겠지요. 그래서 어떤 활동이나 봉사 혹은 기도 등의 영성생활 가운데 긍정적인 체험이 생겨날 수 있도록 스스로도 노력하고 서로 돕는 것이 필요합니다.

  셋째는 '도전의식'입니다. 이는 위에서 말한 체험의 기회를 스스로에게 부여하려는 노력입니다. 시도해 보지도 않고 앎이나 깨달음을 얻을 수는 없는 경우들이 많이 있죠. 그래서 학습이든 봉사이든 기도의 지향이든 내게 어떤 기회가 주어진다면 그것을 받아들이고 실행해보고자 꾸준히 도전해보는 것입니다.

  비록 상처도 생겨날 수 있고, 사서 고생하는 경우도 있겠지만 믿음의 불씨를 꺼트리지 않도록 꾸준히 믿음을 더할 수 있는 노력을 찾아나가고자 노력하는 여러분이 ‘슬기로운 신앙인’이며 복음의 말씀에서 처녀들이 원했던 것처럼 하늘나라의 ‘혼인잔치에 들어가는’(25,10) 보상을 받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