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사람들이 나를 누구라고 하더냐?’ 하고 물으시자, 제자들이 그 대답을 전해줍니다. 세례자 요한, 엘리야, 예레미야라고 말한다고 말입니다. 이들은 예언자였고, 생전에는 기득권층에게 억압받으며 정처없이 떠돌이 생활을 하던 이들이었습니다. 그러다가 후세에 비로소 의로운 사람이었으며, 하느님께서 보내신 사람이라고 인정받던 예언자였습니다.
그러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물으십니다. “너희는 나를 누구라고 생각하느냐?”
사실 하느님은 하고자만 하시면 무슨 일이나 하실 수 있으십니다. 그렇기 때문에 절대자이며 초월적 존재인 하느님을 사람의 힘을 능가하는 무엇을 지닌 위대한 왕처럼 무엇이나 당신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존재로 인식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시대의 선각자로서 위대한 인물로 여겨지는 요한이나 엘리야, 예레미야가 그러하였듯이, 이 세상의 구세주로 오신 예수께서도 그렇게 위대한 인물로서가 아니라 가난하고 약한 한 사람으로서 우리와 함께 계셨습니다. 이것이 베드로가 고백하는 “살아계신 하느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의 정체입니다.
만약 어떤 부자가 있다고 칩시다. 그런데 자신을 제외한 모든 이가 가난하고 굶주림에 시달린다면, 이 부자는 과연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어떻게 하는 것이 그 가난한 이들을 사랑하는 것일까요? 돈이 몇백억이 있다고 해서 그들에게 얼마간의 도움을 주는 것일까요? 오늘날 우리가 아는 몇몇 부자들이 나누고 베푸는 데 있어 아주 훌륭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합니다만, 사실 그들을 진정으로 사랑하고 아껴주며 돌봐주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그 부자가 가난한 사람의 상황과 어려움을 공유하고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것입니다. 자기가 가진 돈을 준다는 것은 일시적인 도움은 되지만, 그들을 진정으로 자기와 똑같은 부자가 되게 해주지는 못하기 때문입니다. 그들을 내 몸과 같이 소중하게 여길 귀한 이웃으로 받아들이게 해주지는 못합니다.
바로 이런 이유 때문에, 하느님께서는 몸소 사람이 되어 오셨습니다. 죄많은 인간과 똑같은 모습으로, 똑같은 세상 속에서 사셨습니다. 가난하고 보잘것 없는 이들을 진정으로 사랑하는 가장 훌륭한 방법은 자신이 그들과 똑같이 가난해지는 것임을 예수님께서는 보여주신 것입니다. 바로 이 모습에서, 사람들은 새로운 하느님을 깨닫습니다. 군림하는 왕으로서의 절대자 하느님이 아니라, 사람들을 사랑하시는 하느님을 깨닫게 됩니다.
젊은 시절에 조그마한 학교에서 생활하던 평범한 여교사지만, 가난한 이들과 똑같이 되기를 주저하지 않을 만큼 큰 사랑 덕분에 전세계의 어머니가 된 마더 데레사의 모범을 보면서도 이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이렇게 하느님의 사랑을 보여주시고,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물으십니다.
“너희는 나를 누구라고 생각하느냐?”
여러분은 이 물음에 무엇이라고 대답하시겠습니까?
부족한 자, 힘없는 자, 소외된 자, 약한 자들의 모습 안에서 하느님을 발견할 수 있다면, 우리는 당당하고도 확신에 찬 목소리로 대답할 수 있습니다. “예수님은 살아계신 하느님의 아들, 그리스도이십니다” 라고 말입니다.
믿지 않는 사람들은 이렇게 말할지도 모릅니다. ‘하느님이 그렇게 힘없고 약한 존재이냐? 그렇다면 하느님을 믿어서 뭣하느냐?’고 말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이렇게 증언할 수 있습니다.
“하느님은 세상 위에 군림하시는 분이 아니라, 사람들을 더 많이 사랑해주시기 위해서 몸소 세상을 찾아오시는 분이다”고 말입니다. 우리를 진정으로 사랑해주시는 예수 그리스도야말로 우리가 끝까지 믿고 의지해야 할 우리의 구세주이심을 확신에 찬 목소리로 고백합시다. 스스로 낮아지는 사랑을 통해서 말입니다. 하느님은 여러분의 그 사랑 위에 교회를 세우시고, 그 사랑을 통해서 세상을 구원하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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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저희와 함께 계셔주시는 하느님 사랑합니다! 감사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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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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