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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제1독서는, 하느님은 출신 성분이나 특정 민족을 가리지 않고 당신의 계명에 충실하면 그 어떤 이방인도 성전에 모일 수 있다는 내용을 들려줍니다. 이것은 기원전 500년 언저리의 이야기인데, 그때 이미 구원은 유다인을 넘어서 이방인들에게까지도 열려있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하느님은 이스라엘만의 하느님이 아니시고, 이스라엘 백성만이 하느님의 백성은 아니라는 말입니다. 유다인들의 불충실과 배신으로 인해서 하느님의 구원 계획은 유다인을 넘어서 이방인에게까지도 확대됩니다. 이런 하느님의 구원 계획은 신약시대에 와서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최종적으로 분명하게 드러났습니다. 오늘 복음은 그 내용을 다시 말해줍니다.

 

오늘 복음에서 어떤 가나안 부인이 와서 예수님께 마귀 들린 자기 딸에게 자비를 베풀어 달라고 청합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이방인인 가나안 부인을 마치 개처럼 무시하며 거절하십니다. 하지만 그 가나안 부인은 예수님의 무시하는 말을 인정하며, “강아지들도 주인의 상에서 떨어지는 빵 부스러기는 먹습니다.”라는 말로 예수님의 자비를 청합니다. 그 말을 듣고 예수님은 부인에게네 믿음이 참으로 크구나!”라고 대견해하시며 그의 딸을 고쳐주십니다

 

티로와 시돈은 가파르나움에서 서북쪽으로 약 50㎞ 떨어진 해안에 있는 이방인 지역으로 우상숭배가 심했던 곳인데, 예수님께서 왜 그곳으로 가셨는지는 설명되지 않습니다. 그런데 유다인들이 예수님을 메시아로 받아들이지 않는 모습과는 달리 오늘 복음에 등장하는 그곳의 이방인 여자는 예수님을 메시아로 알아보고 자신의 간절한 구원을 청했습니다. 그 여인의 태도는라고까지 천시받는 모욕을 참고 끈질기게 예수님께 매달리는 대단한 믿음이라고밖에 말할 수 없는 사건입니다. 이것이 바로 신앙의 아이러니이며, 그 믿음으로 그 부인은 소원을 이루게 됩니다.

 

유다인들은 자신들만이 하느님의 선택받은 백성으로 구원받을 자격이 있다고 자만하면서도, 하느님의 계명을 지키는 데는 충실하지 못하였고 하느님을 배신하기까지 했습니다. 그러나 오늘 복음에 나오는 가나안 여인은 유다인이 아니었지만 예수님을 메시아로 믿었습니다. 그 믿음이 하느님의 백성이요 자녀가 되는 유일한 조건이라는 것이 예수님께서 말씀하시고자 하는 메시지임을 우리는 알아들어야 하겠습니다. 다시 말해 유다인들이 생각했던 것처럼 구원은 그들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하느님을 믿고 예수님이 메시아임을 믿고 그분의 가르침을 실천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주어지는 은총인 것입니다.

 

  형제자매 여러분, 구원은 유다인이라 해서, 세례받은 천주교 신자라 해서 자동적으로 주어지는 은총이 아닙니다. 구원은 하느님을 믿고 예수님을 메시아로 믿고, 하느님의 계명을 지키고 예수님의 가르침을 잘 따르는 사람에게 주어지는 은총입니다. 우리 모두 예수님의 말씀을 잘 실천함으로써 구원의 은총을 얻는 하느님의 사랑받는 자녀로 살아가도록 노력해야 하겠습니다.

 

죽전본당 주임  김종기 바오로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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