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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부님 강론

  오늘의 독서말씀에 나오는 호세아 예언자는 사마리아 곧 둘로 갈라진 이스라엘의 북쪽 왕국에서 기원전 750년경부터 활동하던 분입니다. 실제로 북쪽 이스라엘 왕국은 기원전 722년에 멸망하게 되는데, 호세아 예언자는 이스라엘 왕국의 멸망과 심판에 대한 경고의 메시지를 전합니다. 예언자를 통해 전해지는 하느님의 뜻은 심판과 징벌을 받을 사람들의 죄를 밝히 드러내며, 그들이 자신의 죄를 부끄러워 하여 ‘산들에게 “우리를 덮쳐 다오”, 언덕들에게 “우리 위로 무너져 다오!” 하고 말할’(호세 10,8) 상황임을 알려줍니다.

 

  오늘 복음말씀에 나오는 또다른 장면은 예수님께서 열 두 제자를 파견하시며 복음을 전하라 명하시는 대목입니다. 하늘 나라가 가까웠다는 소식은 하늘 나라를 고대하는 이들을 들뜨게 하고 설레게 합니다. 기쁨을 가져다 줍니다.

 

  예언자가 전하는 하느님의 뜻과 예수님과 그 제자들이 전하는 하느님의 뜻이 어찌 다를 수 있겠습니까? 그런데 정작 시대와 상황이 달랐다 할지라도, 같은 하느님의 뜻이 어느 때에는 두렵고 부끄러워 듣고 싶지 않은 내용이 되고 또 어느 때에는 기쁨과 설렘을 가져다주는 소식이 됩니다. 한결같이 선하신 하느님의 뜻에 비해 우리 인간의 모습이 하느님의 뜻에 맞갖게 선한가 그렇지 못한가에 따라 그 메시지는 달리 들릴 수 밖에 없는 것입니다.

 

  같은 부모님의 사랑이 때로는 신뢰와 격려, 칭찬 등으로 전해지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질책과 꾸중, 실망 등으로 드러나기도 하듯, 같은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도 그 말씀 속에서 위로와 안도, 기쁨과 보람, 사랑과 격려 등의 메시지로 들리지 않고 되려 질책과 꾸중, 핀잔과 잔소리 같이 들리고 있다면 우리가 저지른 실수와 악습에 빠져있다는 반증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혹은 우리의 모습, 영적 상태가 하느님의 선하심과 그만큼 멀어져 있다는 뜻일지도 모릅니다.

 

  무언가 잘못했거나, 누군가를 실망시켜 드렸거나, 마주하기에 부끄럽다고 느끼면 상대방을 피하게 되듯, 어쩌면 하느님을 마주하고자 하는 노력이 껄끄럽거나 불편하지 않은 그만큼 우리는 하느님의 선하신 뜻에서 어긋나지 않았다고도 할 수 있겠지요. 하느님을 찾는 마음으로 기도드리는 것, 하느님의 말씀을 듣는다는 것 자체가 우리에게 중요한 이유가 아닐까 합니다. 오늘 화답송의 시편에서 나오는 후렴구의 말씀, “언제나 주님 얼굴을 찾아라.”(시편 105,4)는 권고를 잘 되새겨보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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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름달 2020.07.08 08:03
    네~ 신부님 말씀대로 하느님을 찾는 마음으로 기도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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