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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부님 강론

  보편교회는 사도 성 베드로와 성 바오로 대축일(6월 29일)에 가장 가까운 주일을 교황주일로 지냅니다. 특별히 오늘은 교황님을 위해 더욱 열심히 기도하고, 특별헌금을 통해 교황님께서 하시는 일을 돕기도 합니다. 저는 어제 2주간의 격리기간을 마무리하고, 친구 신부님 집에서 하루를 묵으며 좀전에 미사를 봉헌했는데, 교황님을 위해 기도하며 그 마음가짐을 잠시 생각해보고자 합니다.

 

  로마 가톨릭교회는 교황님을 중심으로 일치를 이루는 것을 중요하게 여깁니다. 우리가 미사중에 가장 흔히 사용할 것으로 짐작되는 감사기도 제2양식에는 이러한 일치의 모습을 다음과 같이 표현합니다 : "주님, 온 세상에 널리 퍼져 있는 교회를 생각하시어 교황 (아무)와 저희 주교 (아무)와 모든 성직자와 더불어 사랑의 교회를 이루게 하소서."

  예수님께서는 사도들의 기초 위에 교회를 세우셨고, 따라서 교회의 초석이요 중심은 사도들의 후계자인 주교들, 곧 보편교회의 주교단입니다. 그리고 이 기초의 중심이자 으뜸으로 베드로 사도를 세우셨으니 그 후계자인 교황의 수위권(首位权) 또한 인정합니다. 그래서 교황님은 보편교회를 이끄는 리더이자 그리스도의 가르침과 은총을 보존하고 전달하는 최고관리자로서 존경을 받고 계십니다.

 

  지난 수년간 교황직을 수행하고 계신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는 인간적이고 사랑이 넘치는 온화함으로 교회를 넘어 전세계의 각계각층으로부터 귀감이 되는 어른으로서 존경과 사랑을 받고 계십니다. 우리 교우분들도 그러한 마음을 갖고 계시리라 봅니다. 어떤 경우에는 이러한 사랑이 너무 과도하다 보니, 마치 이전의 다른 교황님들은 덜 사랑하고 덜 존경하는 것처럼 비칠 수 있을만큼 열렬히 교황님을 사랑하는 분들도 봅니다. 그러나 위에서 언급했던 감사기도의 경문에서 보듯, 교황님께 대한 사랑과 존경은 교황님의 인격에 대한 사랑과 존경을 넘어서서 교황직 자체에 대한 사랑과 존경이 동반되어야 합니다.

  각자의 가치관과 처한 입장에 따라 교황님이라는 인물과 그 직무수행에 대한 평가가 조금씩 다를 수 있겠습니다만, 교황직을 포함하여 교계제도를 통해 봉사의 직무를 마련해주신 예수 그리스도의 섭리와 이를 통한 인류구원사업이 가능하도록 보증해주시는 성령의 인도하심에 대한 믿음은 한 인간으로서의 교황에 대한 평가를 넘어선 가장 기본적인 우리의 판단근거요 믿음의 기초가 되어야 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누구든지 인정할 만한 작은 깨달음 중의 하나가, 누군가를 지나치게 편애하면 그것이 다른 누군가에 대한 차별과 박대가 된다는 것입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을 위해서 기도하는 마음이 교황직 자체와 이런 교황직을 통해 교회를 돌보시는 하느님의 섭리에 대한 믿음의 고백이 될 수 있도록, 마음을 가다듬어 오늘 또다시 교황님을 위해 기도드립니다.

 

  • ?
    Abel 2020.06.28 13:01
    아멘 !!!
  • ?
    클로 2020.06.28 15:38
    아멘. 함께 기도드립니다. 감사합니다.
    그리고 격리해제 축하드립니다.
    건강히 평안히 즐겁게 지내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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