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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부님 강론

  선행을 하고서 초롱초롱한 눈망울로 돌아올 칭찬을 기다리는 그런 사람이 과연 우리 중에 있을까요? 드러내거나 자랑하고픈 마음 때문에 선행을 행하기도 할까요? “자선을 베풀 때에는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여라. 그렇게 하여 네 자선을 숨겨 두어라.”(마태 6,3-4) 하신 말씀을 들으며 먼저 떠올리는 질문입니다.

 

  간혹 이런 경험을 해본 적이 있습니다.

  어떤 사람의 장점이나 매력이 강렬한 빛을 발할 때가 있습니다. 그런데 어떤 때에는 ‘본인은 정작 자신의 장점이나 매력에 대해서 타인만큼 잘 모르거나 둔감한 경우’에 그 강점이 더 강렬하게 빛나보이기도 하더라는 것입니다. 이를 테면, 미모를 갖춘 사람이 미모가 돋보이려고 지나치게 노력하지 않기 때문에 더욱 멋있다거나 하는 것이죠. (왜 그럴까요?)

  선행을 실천함에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싶은 생각도 드는데요. 여러분은 어떤 선행을 하고나면 계속 그 순간의 뿌듯함, 자신에 대한 대견함에 도취되어 있거나 혹은  상대방의 반응, 선행의 결과 등에 신경쓰느라 마음이 오래 머물러있었던 적이 있습니까?

 

  어쩌면 진짜 선행은 언제 그렇게 선한 일을 행했는지조차 잊어버리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더군다나 그렇게 ‘드러나지 않게 행하는 선한 일’이 여러 번 반복된다거나 하여, 굳이 일부러 기억하려 하지 않으면 정확히 떠올릴 수 없는 흔한 기억이 된다면 ‘선행을 했다는 사실에 대한 기억, 뿌듯함, 칭찬받고 싶다거나 혹은 애써 감추려는 고의적인 노력’ 등에서 자유로워지기가 더 쉽습니다.

 

  어쩌면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해야’ 하는 이유는, 우리가 선행으로부터 배워야 하는 것들 곧 ‘하느님의 사랑’, ‘이웃에 대한 사랑’, ‘선행(善行)을 통해 ’선(善)‘에 대한 감각을 키우는 것’ 등이 아닌 다른 것에 마음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서가 아닐까요? 또한 ‘선행 그 자체가 아닌 다른 것들에 더 집중해버릴 지도 모르는 유혹’에서 자유로워지기 위해서가 아닐까요?

  선행을 실천할 기회가 왔습니까? 그것이 선한 것이면 실천하기를 선택함에 주저함이 없는, 자유로움을 누리는 신앙인이 될 수 있도록 마음을 모아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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