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성 바르나바 사도 축일입니다. 성인은 그리스도교의 세계화에 지대한 공헌을 한 바오로 사도를 도왔던 초대교회의 1.5세대 사람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특히 키프로스(혹은 사이프러스, Cyprus) 교회를 개척했고, 거기서 순교하셨습니다.
바르나바 사도 축일의 복음은 예수님께서 제자들더러 복음을 전하라고 파견하시는 장면입니다. 이때에 복음전파를 위한 몇가지 수칙을 제시하시는데, 그 가운데에 이런 말씀이 나옵니다 : “일꾼이 자기 먹을 것을 받는 것은 당연하다.”(마태 10,10)
여러분은 이 말씀을 어떻게 이해하십니까? 돈도 가지고 다니지 않고 오직 복음전파에 주력하면 먹을 것을 요구할 권리가 생긴다는 뜻일까요?
어떤 일을 하든 그 행위로서 일정한 대가를 받을 수 있다면 그것은 ‘(적어도) 그만한 가치가 있는 일’입니다. 따라서 위의 말씀은 ‘복음을 전하는 일이 하루의 일당을 받을 수 있을 만큼이나 그 이상의 가치를 지닌 일이라는 자부심을 갖고 당당히 일하라’는 뜻으로 이해하는 것이 옳지 않을까 합니다.
자신감이 결여되어 있거나, 스스로도 납득할 만한 명분이 부족한 일을 할때에 행위자의 적극성이나 책임감도 떨어지기 마련입니다. 내가 잘 모르는 것을 알리려고 할 때에, 내가 확신하지 못하는 일을 증언할 때 등에서 사람들은 우물쭈물하기도 하죠. 반대로 ‘가치있는 일’, ‘옳은 일’, ‘선한 일’이라는 확신을 가지고 있을 때는 그만큼 더욱 당당하고도 집중력있는 모습으로 주어진 일에 매진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신앙인으로 산다는 것, 나아가 복음을 전한다는 것에 이만한 확신과 자부심을 갖지 못한다면 복음전파는 참 어려운 일로 남을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제가 아는 교우들에게서 가끔 듣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 “신부님은 말끝마다 ‘나는 신부다’, ‘나는 신부이기 때문에 …… 해야 한다(하지 말아야 한다)’는 말을 자주 한다”는 것입니다. 제가 굳이 의식하지 못하는 가운데에도 그런 표현을 자주 했던 모양입니다만, 그런 자의식을 갖고 행동하는 것이 한 개인으로서의 저보다는 신부로서 해야 할 처신과 역할을 생각하고 행동하게 했던 경우들이 있었던 듯 합니다. 이런 생각이 어느 순간에 제가 해야 할 일을 정해주고, 하지 말아야 할 행동을 더 쉽게 포기함으로써 유혹에서 자유롭게 해 줌을 뒤늦게 알게 되기도 합니다.
목숨까지 바쳐 복음을 전하려 했던 바르나바와 같은 사도(使徒)들에게서 우리가 배워야 할 것이 어쩌면 이런 마음이 아닐까요? 내가 가진 신앙, 내가 받아들인 복음, 그 복음을 전한다는 것이 가치있는 일이라는 확신과 자부심…… 오늘 우리의 머리와 가슴속에 다시 한번 불어넣어 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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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멘! 새기고 오늘도 나아가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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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저 받았으니 거저 주어라!
감사합니다. 아멘 ~~